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가 이란 군부에 반도체 제조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동 전쟁 국면과 맞물리며 미중 갈등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26일(현지 시각) SMIC가 약 1년 전부터 이란에 칩 제조 장비를 공급해 왔다고 밝혔다. 해당 장비 제공 과정에서 기술 교육까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 당국자는 장비가 미국산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산 장비일 경우 대이란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MIC와 중국 정부, 이란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란과의 거래가 정상적인 상업 활동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SMIC 역시 과거 중국 군산복합체와의 연계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번 의혹은 최근 중동 정세와 맞물려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중국은 공개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으로는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SMIC의 기술 지원이 이란 군산복합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는 미사일, 통신, 레이더 등 군사 시스템 전반에 활용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SMIC를 포함한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수출 규제를 이어왔다. 램리서치, KLA,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주요 장비 기업의 첨단 장비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며 기술 봉쇄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중국은 제재를 우회하는 기술적 돌파를 이어왔다. 2023년 화웨이는 자체 설계한 '기린 9000S'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기술 자립 가능성을 입증했다. SMIC 역시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활용한 멀티 패터닝 공정을 통해 7나노급 칩 생산에 성공하며 미국의 기술 봉쇄에 균열을 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2024년부터 SMIC에 대한 장비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은 군사·외교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