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출시 4일 만에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다./펄어비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출시 직전 혹평을 딛고 빠르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있다. 글로벌 리뷰 점수와 초기 이용자 평가가 기대치에 못 미치며 흥행 우려가 제기됐지만, 출시 이후 판매량과 이용자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누적 판매량 400만장, 최대 500만장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시 직후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던 것과 달리 실제 판매 속도가 빠르게 상승하며 '실적이 평가를 뒤집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붉은사막'은 출시 전 메타크리틱 78점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밑도는 평가를 받았다. 프리뷰 단계에서 80점대 중후반이 거론됐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출발이었다. 조작 체계의 복잡성, UI 불편, 서사 전개 부족 등이 주요 감점 요인으로 지적됐고, 스팀 초기 리뷰 역시 '복합적'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작이 불편하다" "스토리가 약하다"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출시 이후 며칠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핵심은 펄어비스의 빠른 대응이었다. 출시 당일과 3일 차에 걸쳐 대규모 패치를 단행하며 조작 반응성 개선, 입력 지연 완화, UI 편의성 강화, 난이도 조정 등 이용자 불만이 집중됐던 요소를 전면 수정했다. 특히 조작감 개선은 체감도가 큰 변화로 이어지며 평가 반등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패치 이후 이용자 평가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스팀 기준 전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상승했고, 최근 리뷰에서는 긍정 비율이 80~90% 수준까지 올라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구권 이용자 반응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호전되며 글로벌 흥행 모멘텀을 견인하고 있다.

판매 지표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붉은사막'은 출시 첫날 200만장, 나흘 만에 300만장을 돌파하며 초기 흥행 우려를 단기간에 해소했다. 스팀 동시접속자 수는 24만명대를 기록하며 출시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말에는 오히려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대부분의 게임이 출시 직후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초기 혹평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요소들도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조작 체계는 적응 이후 전투 깊이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오픈월드 설계와 그래픽 완성도는 출시 초기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용자 사이에서는 '붉은사막에 빠져든다'는 의미의 신조어 '붉며든다'까지 등장하며 체험 기반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펄어비스 제공

증권가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붉은사막'의 1분기 판매량을 450만장 수준으로 제시했고,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연간 500만~700만장 판매 가능성을 전망했다. 평균판매단가가 10만원을 상회하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실적 개선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열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은 흥행 자신감을 드러냈다. 펄어비스는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으며, 허진영 대표는 "붉은사막은 출시 이후 스팀 매출 1위, 동시 접속자 수 24만명, 4일 만에 300만장 판매를 기록했다"며 "이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조작법 개선 등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사막이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국내 게임사 운영 방식의 변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용자 피드백을 실시간에 가깝게 반영하는 '라이브 서비스형 대응'이 흥행 반전으로 이어지면서, 완성도뿐 아니라 출시 이후 대응 속도 역시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숏폼 영상 등 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며 추가적인 유입을 만들어내는 구조도 확인되고 있다.

다만 장기 흥행 여부는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싱글 중심 게임 구조 특성상 콘텐츠 소진 이후 이용자 이탈 가능성이 존재하고, 스토리와 엔드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향후 DLC와 업데이트를 통한 콘텐츠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초기 혹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과 빠른 패치로 분위기를 뒤집은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패치 속도와 콘텐츠 확장 전략에 따라 '붉은사막'이 단기 흥행작을 넘어 장기 IP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