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공장 설립에 돌입해 생산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인 BOE뿐만 아니라 CSOT와 비전옥스(Visionox)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장비 발주를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SOT와 비전옥스가 한국, 일본의 주요 장비사에 OLED 증착기 주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에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CSOT는 지난해 9월 8.6세대 OLED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10월 광저우에서 착공했다. 해당 라인은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8.6세대 OLED 라인으로, 전체 투자액은 약 295억위안(6조4327억원), 생산 능력은 월 평균 2만2500장 규모로 알려졌다.
OLED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OLED 재료를 액상 잉크 형태로 기판 위에 분사해 패턴을 형성하는 제조 공정을 말한다. 액상 형태로 공정이 단순해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이고,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재료 사용 효율이 90% 이상으로 언급되며, 증착 방식 대비 재료 소실을 줄일 수 있다.
비전옥스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8.6세대 OLED 생산라인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무(無) FMM 기술 기반 8.6세대 OLED 생산라인'으로 구상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정밀 금속 마스크(FMM) 없이 픽셀 단위로 발광재료를 증착하는 방식으로, 기존 FMM 공정의 복잡성과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 초 기준으로 공장의 골조 공사가 65% 수준 완료됐으며 2분기 클린룸 인도·장비 반입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기업은 한국과 일본의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에 핵심 장비 발주를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이미 BOE에 8.6세대 증착기를 공급 중인 선익시스템,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 관계인 일본의 캐논 토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것이 두 회사의 입장이지만, 업계에서 8.6세대 증착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사실상 두 기업뿐이기 때문에 발주가 연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8.6세대 OLED 생산라인은 기존 주류인 6세대보다 기판이 약 2.2~2.25배 커서, 같은 유리 원판에서 더 많은 IT용 패널을 뽑아낼 수 있다. 6세대에서 8.6세대로 전환하면 14.5인치 노트북 패널 생산량이 원장 기준 약 2.17배 늘고, 전체 패널 제조원가는 약 32% 줄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OLED의 생산효율이 좋아지는 수준이 아니라 OLED가 비싸서 채택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무너뜨릴 정도로 생산 단가를 효율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8.6세대 OLED 양산에 돌입하는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이 심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관계자는 "과거 LCD 패권 싸움처럼 중국이 대규모 투자로 가격을 무너뜨리며 주도권을 가져갈지, 한국이 선행 양산과 수율로 우위를 굳힐지는 8.6세대 OLED 생산 경쟁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