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삼성전자

"대기업은 민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삼성은 모든 기술을 사내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기다 갤럭시S26 울트라에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처럼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을 실제 제품이나 경험으로 구현해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장(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6일(현지시각)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의 개발 여정과 스마트폰 개발과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란, 옆에서 보는 사람이 화면 내용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기능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수많은 팀과 그룹으로 이뤄진 큰 조직이지만, 실행력이 정말 뛰어나다"며 "우리의 핵심 강점 중 하나는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어 유연성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무언가를 만들기로 결정하면 디스플레이, 칩셋, 카메라 등 다양한 팀과 긴밀히 협력하여 구현할 수 있다"며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회사 전체가 하나처럼 움직여 제품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대에서 전기공학 학·석사를,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카이스트 연구원, 아세로스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엔지니어, 아미커스 와이어리스 CTO, 퀄컴 시니어 디렉터 등을 거쳤다. 그는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뒤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차세대제품개발팀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12월부터 MX사업부 개발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6의 모습./연합뉴스

◇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필름 붙이는 젊은 세대서 아이디어 얻어"

최 사장은 프라이버시 기능을 개발하는 데 5년 이상 걸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다른 사람이 내 화면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화면에 프라이버시 필름을 붙이는 젊은이가 많았다"며 "하지만 필름은 화면 밝기를 낮추고, 색감을 왜곡하며, 한 번 붙이면 쉽게 제거할 수 없어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삼성이 디스플레이 자체에 프라이버시 기능을 내장하고, 필요할 때 즉시 켜고 끌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라는 것이다.

가장 큰 과제는 개인정보 보호 모드를 껐을 때 화면 품질 저하가 전혀 없어야 하고 전력 소모도 적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최 사장은 "훌륭한 디스플레이, 뛰어난 배터리 수명, 성능,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은 여전히 필수적이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기본 요소를 타협할 수는 없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기술적 난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팝업 창이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부분에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구현하고 싶었다. 화면의 일부만 보이도록 하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픽셀 단위의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 "터치에서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로 변화 전망"

물론 AI 기능은 삼성이 중점을 두는 영역이다. 최 사장은 AI를 통해 고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며 소통, 생산성, 창의성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갤럭시 AI의 실시간 번역 기능, 식당 예약 기능, 뉴스 요약 기능이다. 최 사장은 "앱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사람들이 앱을 사용하는 방식이 진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당시에는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가 핵심이었지만, 다음 시대에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멀티모달이란 스마트폰을 한 가지 방식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 인식, 타이핑, 카메라 촬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때로는 말하고, 때로는 타이핑하고, 때로는 기기가 사용자의 화면을 인식하는데 이 모든 입력이 함께 작동할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려면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변화가 필요한데 바로 AI 기능의 상당 부분이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기 자체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매우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기능에는 클라우드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이 필요한 기능에는 기기 내 AI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클라우드와 기기 내 AI를 모두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에이전트 기반 시대에는 AI 엔진을 운영체제 계층에 통합해 일부 작업이 기기에서 처리되도록 할 것이라 전했다. 최 사장은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고 다시 받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속도 문제도 있다"며 "이것이 바로 스마트폰 칩이 앱과 그래픽뿐 아니라 AI 처리까지 고려해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이며 기기 내 AI가 매우 중요해진 이유"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칩셋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 "스마트 안경 등장해도 스마트폰은 여전히 필수적"

최 사장은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항상 필수적일 것"이라고 했다. 삼성이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지만,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 안경은 사용자가 보는 것을 볼 수 있고, 음성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도 AI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며 "처리 능력은 스마트폰에 있고, 다른 기기들은 출력 기기 역할을 하는 기본적인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스마트폰은 항상 필수적일 것"이라 말했다.

그는 "삼성은 미래지향적인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라 이미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집중한다"며 "우리는 항상 사용자로부터 시작한다. 사용자와 문제를 이해하면 적절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데 이것이 삼성이 차세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