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해외에서 만들어진 소비자용 인터넷 공유기 수입을 금지했다.
23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FCC는 이날 보안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장비 목록을 업데이트하면서 미국 외 지역에서 제조된 모든 소비자용 공유기를 금지 품목에 추가했다. 공유기는 가정과 기업에서 컴퓨터, 휴대전화, TV 등 다양한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장비다.
FCC는 "악의적인 공격자들이 외국산 공유기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미국 가정에 공격을 가하거나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고, 간첩 행위를 가능하게 해왔다"며 "또한 지적 재산권을 도용하는 데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지 조치는 신규 수입 물량에만 적용된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외국산 공유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미국 밖에서 제조된 모든 공유기는 미국으로 수입, 판매, 유통되기 전에 FC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 또는 영향력 행사 현황을 공개하고 공유기 제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FCC는 국방부 또는 국토안보부의 승인을 받은 특정 공유기는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아직 특정 라우터를 예외 목록에 추가하지는 않았다.
FCC의 조치는 지난 20일 국가 안보 관련 정부 기관들이 해외에서 제조된 인터넷 공유기가 미국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FCC는 2024년과 2025년 사이에 볼트(Volt), 플랙스(Flax),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등 미국을 겨냥한 세 건의 사이버 공격에 공유기 기반 악의적 접근이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 사이버 공격이 중국 정부 내부 또는 중국 정부 대행 세력의 소행이라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인터넷 공유기는 미국 외 지역, 주로 대만이나 중국에서 조립 또는 제조된다.
FCC의 금지 조치는 공유기가 미국에서 설계됐지만 해외에서 제조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가 출시하는 스타링크 와이파이 공유기는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며,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