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하는 '테라팹(fab·반도체 생산 시설)' 가동을 앞두고 대만에서도 인재 확보에 나서자 TSMC의 핵심 인력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가 테라팹에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테슬라는 한국에서도 반도체 인재 확보에 나선 바 있다.
24일 테슬라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대만에서 반도체 인재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테슬라는 채용 공고에서 TSMC와 같은 주요 기업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첨단 공정에 주로 활용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핀펫(FinFET), 후면 전력 공급(BSPDN) 기술 역량을 보유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앞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라팹을 건설하지 않으면 칩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는 칩이 필요하기에 테라팹을 짓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테라팹을 공동 운영하고, 팹은 두 회사가 사용할 1테라와트(TW) 규모의 전력을 지원하는 전용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테라팹은 자동차와 로보택시, 옵티머스 로봇에 탑재될 반도체와, 스페이스X와 xAI가 우주 데이터센터 등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우주용 고전력 칩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테라팹의 본격적인 가동을 위해 대만에서 파운드리 핵심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채용 공고에 따르면 테슬라가 채용한 인력은 신제품 개발부터 양산 수율 향상, 공정 분석 및 최적화, 웨이퍼 테스트, 신뢰성 예측, 제품 인증 등을 도맡게 된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로 꼽히는 직무다.
대만 현지에서는 테슬라의 적극적인 행보에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AI 산업 성장세에 TSMC에 첨단 AI 칩 주문이 집중되면서 빠른 속도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숙련된 인재를 확보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테슬라가 대만에서 반도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TSMC의 직원들을 빼내오려 하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대만의 반도체 인재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테슬라는 한국에서도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머스크 CEO는 "만약 당신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칩 디자인, 팹,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지원하라"는 글을 SNS에 남겼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테라팹을 가동하기 위한 첨단 파운드리 기술력을 보유한 곳은 대만과 한국에 대거 포진돼 있다"며 "테슬라 입장에서는 자체 AI 칩을 첨단 공정을 통해 가동하기 위해서는 대만과 한국의 엔지니어들을 영입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TSMC와 삼성 파운드리 인력을 영입하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