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사업의 근간을 바꾸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성장 기반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LG전자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류 CEO는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스마트팩토리, AI 홈 등 LG전자가 주력하는 4대 영역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2026년 전사 사업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LG전자는 4대 영역에 전사 역량을 집중해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과 물류비 상승, 관세 등의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년보다 27.5% 감소한 2조47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 CEO는 '로봇 사업 본격화 원년'으로 선언하며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구동기) 시장을 겨냥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는 B2B 부품 사업을 본격화한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양산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류 CEO는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할 것"이라며 "연간 4500만대 수준의 가전용 모터를 양산하며 입증한 인프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AI 가전을 기반으로 확보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생활 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홈로봇 사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한 바 있다.
류 CEO는 "내년에는 클로이드가 실험실에서 나와 직접 개념 검증(POC)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최근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 기술의 발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고 세부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공랭식 솔루션 외에도 차세대 기술인 액체 냉각을 포함해 라인업을 강화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다양한 산업군의 생산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돕는 고수익 B2B 솔루션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AI홈은 가전 경쟁력과 방대한 고객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가정 내 공간에 맞춘 서비스를 결합한 공간 솔루션 사업으로 추진한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승인, 자기주식 소각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내이사의 경우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CEO로 부임한 류재철 사장이 신규 선임됐으며, 감사위원회 위원에는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재선임됐다.
주총 이후 진행된 이사회에서는 첫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으로 강수진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강 의장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공정거래 및 법률 전문가다. 지난 2021년 LG전자 이사회에 합류, 내부거래위원회·감사위원회·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류 CEO는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