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코리아 제공
최근 미국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는 낯선 이미지가 등장했다. 닌텐도 게임 '포켓몬 포코피아' 로고 스타일에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를 합성한 게시물이었다. 전 세계 포켓몬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패러디 밈을 백악관이 활용하면서 이 게임은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닌텐도의 신작 '포켓몬 포코피아(Pokémon Pokopia)'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예상 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닌텐도 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출시 직후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로고 패러디 등 관련 밈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2 독점 타이틀 '포켓몬 포코피아'는 현재까지 출시된 스위치2 소프트웨어 가운데 판매량 기준 네 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정식 출시 4일 만에 전 세계 판매량 220만장을 기록하며 예상 밖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포켓몬 포코피아의 흥행은 닌텐도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위치2 판매 확대 기대를 반영하면서 닌텐도 주가는 한 주 동안 약 18~20% 상승했다. 그동안 닌텐도는 콘솔 생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스위치2 초기 라인업 부족 우려 등으로 최근 6개월 동안 주가가 약 28% 하락하는 등 약세 흐름을 보여왔다.

시장에서는 포켓몬 포코피아를 스위치2의 대표적인 '시스템 셀러(system seller)' 게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스템 셀러는 특정 게임을 하기 위해 콘솔을 구매하게 만드는 작품을 의미한다. 닌텐도는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스위치2 판매 목표를 1900만대로 제시했으며, 지금까지 약 1737만대가 판매된 상태다. 실제로 포켓몬 포코피아 출시 이후 일부 국가에서는 기기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2020년 '모여봐요 동물의 숲'처럼 콘솔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기존 포켓몬 시리즈와 전혀 다른 장르적 시도를 한 외전 작품이다. 전통적인 포켓몬 게임이 '배틀과 포획'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포코피아는 마을을 꾸미고 포켓몬과 함께 생활하는 슬로라이프 샌드박스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으로 변신한 메타몽이 되어 황폐해진 세계를 재건한다. 나무와 돌을 채집해 건물을 짓고 농사를 짓거나 포켓몬들과 함께 마을을 꾸미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현실 시간과 연동되는 날씨 시스템, 마을 방문 멀티플레이, 의상·가구 꾸미기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가 포함됐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포코피아를 닌텐도의 대표 힐링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빗대 '포동숲'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포켓몬 수집과 샌드박스 장르를 결합한 게임 구조가 이용자 몰입도를 높이며 한 번 시작하면 장시간 플레이하게 만드는 설계가 특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게임 완성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아 글로벌 게임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는 89점을 기록하며 역대 포켓몬 게임 가운데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게임 시장 컨설팅 기업인 칸탄게임즈의 세르칸 토토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제작 완성도와 멀티플레이 구조 덕분에 바이럴 확산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 시장에서는 특정 작품 하나가 플랫폼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포켓몬은 원래 이용자 저변이 넓은 지식재산권(IP)이라 신작이 나오면 시장 반응이 빠르게 붙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