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은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습니다. AI 스마트 안경이 3~5년 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입니다."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달 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6′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오늘날 수백만명이 AI 스마트 안경을 사용하고 있고,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잠재력을 새로운 폼팩터(기기)로 옮길 수 있다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후 많은 사람들이 AI 스마트 안경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쿠든 CTO는 에릭슨의 기술 리더십의 방향을 설정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왕립공대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받은 그는 1993년 에릭슨에 입사해 3G(3세대 이동통신), 4G(4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이동통신) 모바일 네트워크 개발에 참여했다. 에쿠든 CTO는 스웨덴 왕립 공학한림원(IVA)의 회원이기도 하다.

MWC 2026에서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전시관 역시 AI 스마트 안경이다. 에쿠든 CTO는 AI 웨어러블 기기를 5G 네트워크로 연결해 AI 추론을 네트워크에 맡기지 않으면 대중화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AI 웨어러블 기기는 5G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디자인이 투박해지거나 배터리 수명이 짧아 사용자 경험이 안 좋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달 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바르셀로나=안상희 기자

◇ "AI 스마트 안경, 스마트폰 대체할 것"

―오랜 시간 스마트폰이 네트워크 중심에 있다. 앞으로 어떤 기기가 연결의 중심이 될까.

"웨어러블 기기는 새로운 기기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특히 AI 스마트 안경이 많은 사람의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본다. 전 세계 인구의 25~30% 정도는 안경이나 시력 교정용 안경이 필요하다. AI 안경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달리기를 할 때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사람, 옥상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쓰며 네트워크 작업을 하는 사람처럼 일상생활 중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미래에는 컬러 디스플레이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컬러 디스플레이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좋은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AI 안경이 나오려면 1~2세대는 더 걸릴 것 같다. 이런 기능의 현실화는 2~3년 안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우주 비지상 통신(NTN)에 대한 생각은.

"위성 기술은 기술 성숙도, 성능, 사용자 경험, 안정성이라는 제약으로 지상 네트워크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지상망을 훌륭하게 보완할 수 있다. 위성 기술은 해양이나 농촌처럼 오늘날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 강력한 기술이 될 것이다. 다만, 5G가 제공하는 고성능 네트워크를 위성이 온전히 지원할 수 없다. AI 스마트 안경을 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연결이 끊기거나 상호작용하면서 질문을 하는데 지연이 발생한다고 생각해 보라. 지상과 비지상 네트워크 기술을 상호 보완적인 기술로 봐야 한다."

◇ "AI와 모바일 결합해야"

―30년 넘게 통신 기술을 봐온 CTO로서 느끼는 최근 기술 변화는.

"운 좋게도 모바일 산업이 구축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봤다. 유선에서 모바일로의 전환은 엄청난 변화였다. 지금은 80억명이 모바일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20~25년이 걸렸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AI 기반 5G 네트워크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세대 전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1차 모바일 물결에서 2차 모바일과 AI로 전환의 물결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네트워크의 모든 것이 AI에 맞춰 최적화되는 '지능형 패브릭' 시대다. 업계에서 현재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AI를 모바일과 결합하지 않으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공급업체든, 에릭슨과 같은 시스템 공급업체든, 통신 사업자든 모두가 이것이 엄청난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는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 정부,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CEO들은 해당 기회를 실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결국 돈이 필요한 것인가.

"어떤 경우에는 돈이 필요한 게 맞다. 하지만 많은 경우, 눈앞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5G SA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도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다.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5G를 제공하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MWC 2026 내 에릭슨 전시관./에릭슨

◇ "에릭슨, AI 기반 5G 네트워크 실현… 매년 50억달러 투자"

―에릭슨의 핵심 경쟁우위는.

"에릭슨은 자체 하드웨어뿐 아니라 파트너사의 하드웨어까지 모든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에릭슨은 AI 기반 5G 네트워크 구축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매년 50억달러(약 7조487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에릭슨은 5G 기반의 AI 네트워크를 이미 현실화했다. AI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6G(6세대 이동통신)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5G에 탑재될 새로운 기능은 더욱 발전된 형태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이 정부 주도로 5세대 이동통신 단독 모드(5G SA)를 본격화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5G SA를 기반으로 6G로 나아가면 훨씬 더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AI 거품론도 있다.

"AI가 주는 기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AI의 장점은 네트워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5G 기반 AI 네트워크는 일반 네트워크보다 훨씬 뛰어나다. 나는 현재 내비게이션, 언어 번역을 지원해주는 AI 스마트 안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은 소비자의 삶을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피지컬 AI 또한 한국에서 매우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AI 자체만으로는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다. 더 나은 5G 네트워크가 있어야 AI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된다. AI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AI 네트워크는 더 나은 업링크(데이터를 업로드하는 링크), 에너지 효율성, 웨어러블 기기,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최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AI 투자에도 변화가 있을까.

"AI에 대한 투자도 데이터센터에서 벗어나 점차 더 성숙한 AI 추론이나 토큰(AI가 질문·답변을 처리하는 단위) 생성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토큰 생성이 5G 네트워크, 코어 네트워크, 무선 네트워크로 확장되고 일부는 디바이스, 센서, 안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 AI 추론 연산은 상당 부분 통신 사업자 네트워크에서 실행될 것으로 본다. 통신사가 토큰 생성을 위한 호스트(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통신 사업자에게 엄청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