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차세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붉은사막'이 글로벌 출시를 하루 앞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메타크리틱 점수가 70점대 후반으로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아쉬운 출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뷰 단계에서 제기됐던 복잡한 조작 체계와 시스템 과다 문제가 실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흥행 여부 역시 초반 이용자 반응에 갈릴 전망이다.
◇ 기대감 선반영된 시장… 리뷰 공개 후 급격한 냉각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정식 리뷰 공개 이후 '붉은사막'의 메타크리틱 점수는 78점으로 책정됐다. 프리뷰 단계에서 80점대 중후반 이상이 거론됐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라는 평가다.
메타크리틱은 글로벌 주요 게임 매체 리뷰 점수를 100점 기준으로 환산한 평균 지표로, 업계에서는 작품 완성도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90점 이상은 '올해의 게임(GOTY)' 경쟁권, 85점 이상은 '명작', 80점대 초반은 '완성도 높은 수작'으로 평가된다. 반면 70점대는 작품성은 인정되지만 일부 요소에서 한계가 드러나는 '호불호 게임'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출시 전 시장의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글로벌 위시리스트 300만건을 돌파하고 스팀 유료 게임 판매 순위 1위, 플레이스테이션 인기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GTA6'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중국 '17173 게임 어워드'에서도 이용자와 에디터 양측의 기대작에 동시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관심이 이어졌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펄어비스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약 2배 이상 상승하며 '붉은사막'의 흥행 가능성을 선반영했고, 증권가 역시 해당 작품을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로 지목해 왔다.
그러나 실제 평가가 공개되자 시장 반응은 급격히 위축됐다. 19일 장 초반 펄어비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30% 급락하며 4만원대로 하락했다. 신작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에서 메타크리틱 점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투자 심리가 빠르게 냉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게임 매체 IGN은 10점 만점 기준 4.5점을 부여하며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설계, 조작 체계 전반에서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PC Gamer는 100시간 이상 플레이 기준으로 "게임의 잠재력은 높지만 완성도 편차가 크다"며 고점과 저점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구조를 지적했다.
국산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이번 평가는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PC 기준 83점,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80점대 초반을 기록한 바 있다. '붉은사막'이 국내 AAA 콘솔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기대를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점수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다.
◇ 서사·조작·UI 전반 지적… 기술력은 여전히 강점
구체적으로는 서사 전개와 캐릭터 구성에 대한 비판이 많다. 초반 수시간 동안 메인 스토리의 흐름이 약하고, 퀘스트 구조가 단편적으로 이어지면서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전투 역시 다양한 시스템을 갖췄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활용도가 낮고, 난이도 설계 역시 초반은 과도하게 쉽고 일부 구간은 급격히 어려워지는 등 균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조작 체계에 대한 비판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입력 구조가 복잡하고 반응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액션 게임으로서의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UI와 인터페이스 역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상호작용이나 메뉴 접근 과정에서 불편함이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오픈월드 설계 역시 평가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넓은 필드와 높은 자유도는 장점으로 꼽히지만, 콘텐츠 밀도가 낮고 탐험 동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된다. 일부 리뷰에서는 규모에 비해 체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북미 IT 전문 채널 디지털 파운더리는 펄어비스 자체 개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구현된 그래픽과 물리 표현을 두고 "최근 플레이한 오픈월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레이 트레이싱 기반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원거리 식생 렌더링, 물·금속 반사 표현 등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고사양 PC와 콘솔 환경에서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는 최적화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평가를 종합하면 '붉은사막'은 기술력과 콘텐츠 규모 측면에서는 글로벌 AAA 수준에 근접했지만,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GOTY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기대치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출발이지만, 향후 패치를 통한 조작 개선과 시스템 정비 여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초기 평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만큼 흥행과 수상 가능성은 결국 출시 이후 이용자 반응과 개발사의 대응 속도에 달려 있다"며 "과거 '사이버펑크 2077'처럼 출시 초반 혹평을 받았다가 패치와 업데이트를 통해 평가를 끌어올린 사례도 있는 만큼, 조작 체계 개선과 시스템 정비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느냐가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