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이달 1일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간담회를 통해 "잃어버린 초심으로 고객 중심의 회사로 돌아가려 한다"고 선언한 후 회사가 신뢰 강화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고객 100명으로 구성된 고객 자문단을 출범시켰고, 18일에는 고객 가치 혁신 활동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고객 가치 혁신 활동 계획 설명회에서 "고객의 신뢰는 SK텔레콤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고객 신뢰위원회에서 늘 강조하는 것은 회복에 집중하기보다 회사를 재설계한다는 생각을 갖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올해 고객과의 현장 중심 소통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답을 모든 접점 채널과 상품·서비스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의 목소리를 경영과 서비스 전반에 충실히 반영해 고객 경험 가치를 높이는 한편, 신뢰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 사장이 MWC에서 "1등 사업자로서 무너지고 있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위기감이 있다"며 '고객 가치 혁신'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AI 대전환'을 예고한 것에 대한 실행이다. 당시 정 사장은 "지난해 불거진 해킹 사태를 통해 그동안 말은 고객 중심이라 외쳤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회사가 고객 중심으로 뭘 했는지'에 대한 답이 없었다"며 "다시 업의 본질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후인 이달 16일에는 비개발직군을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본인 업무에 특화된 AI를 만든다는 '1인 1 AI 에이전트'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날 고객 100명으로 구성된 고객 자문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날 SK텔레콤은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3가지 방향으로 △고객이 있는 현장에서 행동으로 신뢰 강화△지속적인 다양한 고객의 소리 청취 △전 조직과 구성원의 고객가치 중심 변화 동참을 제시했다. 전국 고객 접점과 디지털 취약 계층을 찾아 상담, 교육, 휴대폰 케어 서비스 등의 활동을 연중 진행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고객가치혁신실 산하에 CX(Customer Experience·고객 경험)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듣고 구체화하여, 이를 상품이나 서비스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등 '고객 중심' 변화 실행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CX 조직은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 직접 대면을 통한 니즈 수집 및 분석 △서비스 등 개선점 제안 △중장기 고객 가치 향상 방안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찾아가는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부터 전북 진안군을 시작으로 경기도 가평군, 강원도 화천군 등 6곳을 방문해 휴대폰 활용 방법 안내 및 상담을 진행했다. '찾아가는 서비스'는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추진하고 있는 고객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온∙오프라인 접근성이 낮은 고객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시행하는 고객 보호 활동이다.
SK텔레콤은 평소 직접 마주하지 못했던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 71개 군을 방문할 예정이다. 노령 인구가 30% 이상인 지역을 우선적으로 방문해 보안 교육은 물론, 통신 및 AI 상담, 휴대폰의 AS 상담까지 제공해 안전하고 편리한 통신 생활을 도울 계획이다.
SK텔레콤은 40년 이상 초장기 고객, 2040세대 고객, 청소년 고객 등 다양한 고객군의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고객 신뢰 강화 활동도 추진한다. 40년 이상 초장기 고객을 직접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장기 고객들이 고객센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상담 프로세스 단축과 전담 상담원 배치 등 개선 방안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대학교별 경영학회와 협업을 통해 대학생의 의견을 청취하고 '청년 일 경험 지원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한다. 올 하반기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AI 활용 및 보안 워크숍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흩어진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신호를 정제, 분류 및 가공해 AI 학습이 잘되는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데이터 큐레이팅' 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 개선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데이터 레이블링 작업 역시 외부 아웃소싱 없이 전문 구성원이 직접 담당하도록 했다. 이 실장은 "전문가 집단이 가공하는 만큼 AI 골든 데이터셋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재헌 SK텔레콤 CEO와 임직원들의 고객 접점 중심 현장 방문도 한층 늘릴 계획이다. 올해부터 '찾아가는 서비스' 방문 지역을 비롯해 주요 고객 접점 전반으로 SK텔레콤 임직원들의 체험 현장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또 신입사원 교육 과정 중 하나로 현장에서 고객이 겪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전사적으로 모든 활동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 변화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 계획이다.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직접 현장에 나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회사의 변화로 연계하는 한편, 그 변화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올해 SK텔레콤의 목표"라며 "고객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개선해 고객들이 당사의 변화 노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