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과기정통부

정부가 그동안 오픈AI 중심으로 진행해 온 인공지능(AI) 협력 구조를 확대해 앤트로픽과의 정책 협력 추진에 나섰다. 글로벌 AI 경쟁 구도가 변화하면서 협력 파트너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과 업무협력(MOU) 체결 등 공식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인공지능(AI) 영향 정상회의'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배 부총리는 앤트로픽의 서울 사무소 개설 계획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클로드 코드 등장 이후 변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 흐름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앞서 올해 초 서울 강남에 한국 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지사장 인선이 진행 중이어서 정부와의 공식 협력 체결은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특히 앤트로픽이 생성형 AI의 안전한 개발과 활용을 강조해 온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AI안전연구소와 한국 인공지능안전연구소(Korea AISI) 협력 체계를 활용해 AI 안전성 관련 공동 연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과기정통부의 글로벌 AI 협력은 오픈AI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정부는 지난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당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내 AI 생태계 구축과 공공 부문 AI 전환, AI 인재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추진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도 협력하기로 하며 AI 인프라 확충 관련 협력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다만 최근 앤트로픽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정부의 글로벌 AI 협력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기관 에포크AI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연매출 10억달러 돌파 이후 매년 약 10배 성장하며 오픈AI의 연간 성장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앤트로픽은 일반 사용자용 챗봇 중심 전략을 취한 오픈AI와 달리 기업용(B2B) AI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부 내부에서는 특정 기업에 협력이 집중될 경우 공공 조달이나 AI 표준, 규제 협상 과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다만 국방이나 의료 등 민감 분야에서는 정부가 개발을 지원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우선 활용하는 방향이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소버린 AI' 전략과 글로벌 기업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앤트로픽에게도 한국은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회사 측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클로드 사용량과 1인당 사용량 모두 세계 상위 5위권이며, 국내 개발자들은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집단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