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자체 인공지능(AI) 칩 발표와 함께 제품 로드맵을 공개한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6개월 간격으로 신규 칩을 출시하기로 계획해 대량의 HBM 확보가 절실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자체 AI 칩에 필요한 HBM 등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장기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자 AI 칩 생산을 위한 HBM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운 송 메타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HBM 공급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메타가 6개월 간격으로 신제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과 성능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MTIA 300에는 HBM 용량 216기가바이트(GB)가 적용되는데, MTIA 400은 288GB가 들어갈 예정이다. MTIA 450은 데이터의 전송 속도를 뜻하는 대역폭이 2배 늘고, MTIA 500은 전작 대비 대역폭이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 탑재량이 늘면서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과 장기 계약을 맺고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의 AI 칩 설계 협력사인 브로드컴이 충분한 HBM을 확보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자체 AI 칩 생산을 대폭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HBM 수요는 엔비디아와 AMD 등 범용 AI 칩을 생산하는 기업에 집중됐다. 하지만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이 범용 AI 칩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AI 모델에 특화된 AI 칩을 제작하고자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 수요도 다변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HBM 고객사가 늘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HBM 수요에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HBM 생산 능력도 제한된 상태다. HBM은 연간으로 공급 계약을 맺어 이미 큰손 고객사들에 HBM 생산 능력이 할당됐다"며 "메타 입장에서는 AI 칩을 원하는 만큼 양산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싶겠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