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신제품 이미지./TI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신제품 2종(모델명 MSPM0G5187·AM13Ex)을 공개했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해 전자제품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CU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관련 모듈을 하나의 칩에 통합해 소형화한 집적회로(IC)를 말한다.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쓰이는 부품이다.

TI는 10일부터 12일(현지시각)까지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리는 내장형 전자 기술 전시회 '임베디드 월드 2026'에서 NPU를 장착한 MCU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TI코리아는 이에 맞춰 11일 온라인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번 제품에 적용된 기술과 사업 비전 등을 소개했다. 허정혁 TI코리아 기술지원 이사는 "NPU와 결합한 이번 MCU 신제품 2종은 스마트 동작을 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MCU 본연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AI 추론 기능을 병렬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TI는 이번 MCU 신제품을 통해 '엣지 AI'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엣지 AI는 데이터가 생성되는 위치에서 직접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센서·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기 자체에서 처리해 AI를 동작하는 방식이라 '온디바이스 AI'라고도 불린다. 클라우드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아 대기 시간이 짧고 보안이 우수해 활용 범위가 넓다. 디지털에서 작동하던 AI가 로봇·기기 등에 탑재되면서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식으로 발전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개막하면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해 인공지능(AI) 성능을 제공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품군 설명 자료./TI

TI는 이번 MCU 신제품에 타이니엔진(TinyEngine)이란 이름의 자사 NPU를 접목, 엣지 AI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2.56 GOPS(Giga Operations Per Second·초당 25억6000만번 정수 연산)의 성능을 제공한다. 회사 측은 "NPU를 장착하지 않은 동급 MCU와 이번 신제품을 비교하면 AI 추론당 지연 시간은 최대 90배, 에너지 사용량은 120배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하드웨어 가속기 역할을 하는 NPU를 통해 AI 엣지 환경에서 데이터 처리 시간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TI는 자사 MCU를 사용하는 고객사가 기기에서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허 이사는 "생성형 AI 기능을 활용해 간단한 자연어 입력만으로 코드를 짜고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며 "TI가 임베디드 프로세싱 포트폴리오 전반에 엣지 AI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을 뒷받침하는 신제품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TI는 이번 MCU 신제품의 타깃 시장으로 ▲웨어러블 ▲스마트 홈 ▲로봇 등을 꼽았다. 피지컬 AI 기술 확대에 맞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AI 기능을 갖춘 전자제품이 점차 확대되면서 MCU를 탑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통상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는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에는 MCU가 2~3개 정도 들어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30~40개 정도의 MCU가 장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TI는 이번 MCU 신제품(MSPM0G5187 기준)의 가격을 1000개당 1달러 미만으로 책정해 경쟁력을 높였다.

허 이사는 "국내 고객사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와 이번 신제품의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시장 반응이 뜨거워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