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로고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을 퇴출하면서 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가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에 사용된 국방부의 AI 기반 군사정보 플랫폼인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팔란티어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기반으로 구축했는데, 앤트로픽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서 팔란티어가 해당 플랫폼에서 클로드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각)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군이 이란 공습 첫 24시간 동안 1000여개의 표적을 타격하기 위해 활용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방대한 군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목표물을 식별해 전장에서의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은 앤트로픽의 개발자용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로 기반 프롬프트와 워크플로우를 사용한다.

앞서 미국 국방부와 앤트로픽은 AI 사용 방식과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국방부는 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할 것을 요구했으나, 앤트로픽은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 개발에 자사 기술을 사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앤트로픽이 국방부의 요구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부 기관에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했고,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은 미 국방부와 거래하는 수만 개의 협력업체와 어떠한 상업적 거래도 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로 미 국방부를 포함한 주요 정부 기관과 최소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는 팔란티어도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에 내장된 클로드를 다른 AI 모델로 대체하고 소프트웨어 일부를 재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앤트로픽의 기술이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비롯해 이미 공공·민간의 시스템 전반에 깊이 통합되어 있어, 전면 교체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앤트로픽은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에 맞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아직 국방부가 관보 게재 등 절차에 들어가지 않아 정식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이란 공습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은 지난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인 거대언어모델(LLM)이 전장의 '두뇌' 역할로 공식 투입된 첫 전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AI는 사용됐지만,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같은 범용 AI가 추론 엔진 형태로 기존 시스템에 결합돼 군사 작전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