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방이 단숨에 핵 시설을 폭파하기 위해 투입된 전투기 안으로 바뀌었다. 피트 미첼 대령(톰 크루즈 분)이 동료들과 주고받는 무전 음성의 잡음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지대공 미사일을 피해 좁은 협곡을 따라 비행할 때는 '소리'로 지면이 얼마나 가까운지 느껴졌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영화 '탑건 : 매버릭'의 주요 장면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올 수 있게 했다. 상영관 못지않은 음향을 제공해 콘텐츠에 대한 몰입감을 높인다. 프리미엄 상영관을 찾아야만 즐길 수 있는 '듣는 재미'를 집 안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제작된 제품이다.
LG전자는 5일 'LG 사운드 스위트'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에 맞춰 이날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객실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제품 체험·설명 행사를 열었다. 가정 내 환경과 가장 유사한 공간에 제품을 설치해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여준 것이다.
가정 내에서 영화관과 같은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는 지속돼 왔다. 시중에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한 홈시어터 제품이 있다. 다만 문제는 입체 음향을 구현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정해진 위치에 정해진 개수의 스피커를 배치해야 하고, 이를 유선으로 연결하는 등 설치에 많은 제약이 있다. 스피커가 조금만 틀어져도 소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들리는 최적의 위치(스위트 스팟)가 달라져 전문가를 따로 불러 설치해야 해 번거롭다. 제품 비용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든다.
LG전자는 이런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오디오 전문 기업 돌비와 손잡고 이번 제품을 제작했다.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기술이 적용된 국내 첫 제품이다. 이 기술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스피커들의 위치를 자유롭게 배치해도 공간에 최적화된 입체 음향을 구현한다. 김진규 LG전자 오디오상품기획팀장은 "LG 사운드 스위트 구성품들은 무선으로 연동돼 설치가 자유롭고, 자동으로 공간에 맞춰 스위트 스팟 위치를 조정해 최적화해 준다"며 "TV와 연계해 자유로운 구성과 배치가 가능한 조합형 무선 네트워크 공간 음향 솔루션으로 제품을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사운드바(모델명 H7) ▲2종의 서라운드 스피커(모델명 M5∙M7) ▲서브우퍼(모델명 W7)로 구성된다.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를 지원하는 2025년·2026년형 LG 프리미엄 TV를 여러 스피커를 조율하는 중심 기기로 삼을 수 있다.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타사 브랜드 제품이나 구형·저가 TV를 사용한다면, 사운드바가 이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LG 사운드 스위트를 구성하는 스피커를 각각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 사운드바를 중심으로 총 28개 조합이 가능하다. 사운드바를 포함하지 않고 LG TV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면 조합은 22개다. 사운드바·서브우퍼·서라운드 스피커(M7) 4대를 모두 갖추면, 음향을 '수평 13개·저음 1개·높이 7개'(13.1.7채널)로 입체적으로 분리해 공간감을 구현할 수 있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스피커뿐 아니라 사용자의 시청 위치가 달라져도 이에 맞춰 최적화된 음향을 제공한다. 중심 기기(TV 혹은 사운드바)에는 초광대역(UWB) 무선 전송 기술로 구현한 '사운드 팔로우' 기능을 갖췄다. 스마트폰으로 LG 싱큐 앱을 켜면 시스템이 해당 위치를 감지하고 스위트 스팟을 조정한다.
◇ 풍부한 콘텐츠 '강점'… 낮은 채널 음향도 AI가 고품질로 전환
LG 사운드 스위트로 즐길 수 있는 입체 음향 콘텐츠도 풍부하다.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된 콘텐츠는 입체 음향에 최적화돼 LG 사운드 스위트의 기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다. 최근 5년간 박스오피스 상위 100편의 영화 중 98편이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작년 기준 빌보드 톱100에 오른 음원 중 93%에도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돼 있다. 이런 콘텐츠는 세계 100개 이상 스트리밍·유료 TV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심 마서 돌비 아태지역 마케팅총괄(부사장)은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된 콘텐츠는 현재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흥행 대작부터 스트리밍 콘텐츠·음악·스포츠·게임 등 모든 영역을 지원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낮은 채널 음향을 인공지능(AI)이 LG 사운드 스위트에 맞춰 상향해 주는 기능도 갖췄다.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칩인 '3세대 알파11'을 탑재, 오디오 신호 처리 기능인 'AI 사운드 프로 플러스'를 구현했다. AI가 효과음·음악·음성을 구분해 맞춤형 사운드로 조율하고, 저채널 오디오를 멀티 채널로 확장하는 기능이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전무)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손쉽게 나만의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LG 사운드 스위트를 통해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미국·영국·독일 등에 이어 국내에 출시됐다. 출고가는 ▲사운드바 129만9000원 ▲서브우퍼 79만9000원 ▲서라운드 스피커 M7 54만9000원 ▲서라운드 스피커 M5 44만9000원이다.
총 50가지 조합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구성품을 갖추는 데 429만4000원이 든다. 홈시어터를 구현하는 것보단 저렴하지만 부담이 없는 가격대는 아니다. 김 팀장은 '가격대가 높아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이엔드로 제작한 제품"이라면서도 "대중성을 갖춘 위치의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