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로고./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AI 칩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AI 칩 시장 1위인 엔비디아가 TSMC의 최대 고객사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TSMC의 최대 고객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양산을 맡긴 애플이었다.

4일 TSM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SMC 매출 비중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은 두 곳이다. 고객사 명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매출 비중은 각각 19%(고객사 A)와 17%(고객사 B)로, 19%를 차지한 고객사 A는 전년 대비 7%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엔비디아로 해석하고 있다. 17%를 차지한 고객사는 애플이라는 추정이 우세한데 전년(22%) 대비 매출 비중이 5%p 줄었다.

TSMC의 지난해 매출은 3조8090억대만달러(약 177조766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오랜 기간 동안 TSMC의 최대 고객사 자리를 유지해 왔다.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를 사실상 전량 TSMC에 맡기고 있다. 아이폰 출하량만 연간 2억대를 넘어설 정도로 물량이 많고, 통상 모바일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공정이 가장 먼저 적용돼 TSMC도 애플 제품에 특화된 공정과 패키징 솔루션을 가장 먼저 개발해 활용했다. 하지만 AI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엔비디아가 애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에는 엔비디아의 매출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만 공상시보는 "엔비디아가 올해 TSMC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며, 엔비디아가 TSMC의 최대 고객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 연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엔비디아의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생산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주문량 확대에 발맞춰 생산 능력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문량이 증가하면서 TSMC의 해외 사업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TSMC는 중국과의 갈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메이드 인 USA(Made in USA) 기조에 발 맞추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라인 확대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은 지난 2024년 4분기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에 돌입한 후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161억4100만대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생산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칩을 집중 양산하는 애리조나 법인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