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퇴출을 통보한 가운데 경쟁사인 오픈AI와 구글의 직원들이 "살상무기에 인공지능(AI)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며 앤트로픽에 연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용 AI 시장에서도 앤트로픽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구글 직원 857명과 오픈AI 직원 100명 등 960여명은 '우리는 분열되지 않을 것(We Will Not Be Divided)'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요구하는 대규모 시민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도 작동하는) 자율 살상 무기 개발에 자사 AI 모델을 쓰지 못하도록 사용을 불허해달라고 자사 경영진에 요구했다.
직원들은 "국방부는 결국 경쟁사가 요구에 굴복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이용해 각 기업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라며 "이런 전략은 우리가 서로의 입장과 의사를 모를 때만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서한은 국방부의 압력에 맞서 AI 업계가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고 연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는 미군이 안보 차원에서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앤트로픽은 AI를 대규모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부 기관에 클로드 사용 중단을 지시하고,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의 창업자·경영진·투자자 등 180여명도 '국방부와 의회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등록한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AI 사용 범위 제한에 동의하는 일반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앤트로픽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클로드 사용량도 급증했다. 클로드는 지난달 28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이날까지 순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 내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달 27일 하루 만에 37% 급증했고 이튿날에도 다시 51% 증가했다.
반면 챗GPT는 앤트로픽의 퇴출 직후 오픈AI가 국방부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앱 삭제율이 295% 급증했다고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전했다.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챗GPT 점유율이 2월 한 달간 5.5%포인트(p) 감소한 반면 클로드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7%p 올랐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클로드에 별점 5점을 주는 후기를 남기고, 챗GPT에는 최하점인 별점 1점을 남기는 이른바 '별점 테러' 활동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