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유튜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끼워팔기 제재 압박에 음원 서비스를 제외한 저가형 요금제를 내놨지만, 국내 음원 시장 판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가 정식 출시되며 음악 서비스를 제외한 선택지가 생겼지만, 기존 유튜브 뮤직 이용자의 이탈은 포착되지 않았다. 오히려 스포티파이 등 해외 플랫폼의 점유율이 확대됐고, 멜론·지니뮤직 등 토종 플랫폼은 이용자 감소세를 이어갔다.

4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의 올해 2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87만6419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809만5911명 대비 2.7% 감소했지만, 일수가 짧은 2월의 계절적 요인과 저가 요금제 출시 변수를 감안하면 기존 이용자 층이 사실상 유지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3월 334만1343명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이며, 전년 동월 724만1420명 대비로도 6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용 강도를 보여주는 일평균이용자수(DAU) 지표에서는 유튜브 뮤직의 지배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2월 일평균 이용자 수는 약 284만명으로, 요금제 출시 전인 1월 평균 약 279만명보다 5만명가량 늘었다. 저가형 요금제로 전환해 음악 서비스를 제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실제 이용량은 줄지 않은 셈이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뚜렷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2월 MAU는 203만6959명으로, 전월 199만4540명 대비 2.1% 증가했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2021년 3월 21만4966명에서 5년 만에 이용자가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시장 전체가 계절적 요인으로 위축되는 2월에도 증가세를 보이며 유튜브 뮤직의 잠재적 이탈 수요와 국내 앱 이탈자를 동시에 흡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종 플랫폼들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멜론의 2월 MAU는 687만9129명으로 전월 695만8879명 대비 감소했다. 지니뮤직은 291만4147명에서 279만6564명으로 줄며 280만명 선이 무너졌다. 플로는 185만7772명으로 190만명 아래로 내려왔고, 바이브 45만1205명, 벅스 27만8087명 역시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이 같은 이용자 감소는 사업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NHN은 지난 1월 15일 음원 플랫폼 벅스 운영사인 NHN벅스 지분 45.26%를 엔디티엔지니어링 등에 347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SK스퀘어도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의 경영권 지분 상당수를 매각하며 사업 축소 수순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해외 플랫폼의 '락인' 효과가 국내 사업자의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취향 데이터 기반 추천 알고리즘과 글로벌 콘텐츠 유통망이 이미 구축돼 있어, 요금제 구조 일부 조정만으로는 이용자 이동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요즘 이용자들은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상이나 숏폼 등과 연계해 소비하기 때문에 플랫폼이 제공하는 생태계 전체를 비교한다"며 "단순히 가격을 낮춘 요금제가 나온다고 해서 이미 정교한 알고리즘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이 국내 앱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