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내년에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 인공지능(AI) 칩을 시작으로 빅테크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고, 성숙 공정 고객사 양산 물량이 확대된 영향이다. 수주 부진에 조 단위 영업 적자를 내던 파운드리 사업부가 5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내년에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공정의 저조한 수율로 수주 부진에 시달리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2023년부터 줄곧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첨단 공정이 안정화되고 성숙 공정 수요도 확대되면서 이르면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 내년 테슬라 AI 칩 양산 돌입·엑시노스 물량 확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저조한 수율로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몇 년 동안 공급하지 못했다. 하지만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수율이 안정화되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 엑시노스 2600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탑재 모델이 늘어 파운드리 사업부의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을 통해 내년에 테슬라의 AI 칩을 2㎚ 공정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로보택시, 자율주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AI 칩인 AI5와 AI6을 양산한다. 특히 AI6 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독점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첨단 공정 수율 안정화를 바탕으로 퀄컴과 AMD 등의 제품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은 과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사였으며, 2㎚ 공정이 안정화되면서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MD도 TSMC의 제한된 생산 능력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삼성전자 제공

◇ 성숙 공정도 주문 확대… HBM 로직 다이·그록 AI 칩 등 수요↑

성숙 공정인 4~8㎚ 공정 가동률이 증가한 것도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성숙 공정을 통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두뇌 역할을 맡는 로직 다이와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의 AI 칩, IBM 칩, 닌텐도 칩 등을 제조하고 있다. HBM 시장이 확대되면서 파운드리의 로직 다이 제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테크 기업들의 주문 물량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4~8㎚ 성숙 공정은 대량 양산을 거듭하며 안정성이 확보됐다"며 "이를 활용하던 기존 고객사의 양산 물량이 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