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작년에 회계상 인식한 법인세 비용이 4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면서 법인세 비용도 1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2% 증가한 43조6011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법인세 비용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10%에 달한다.
25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기준 2025년 법인세 비용은 4조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법인세 비용(3조784억원)과 비교하면 38.9%(1조1963억원) 증가했다.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는 법인세 비용은 실제 납부한 세액과 다를 수 있다.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따르는 회계 기준과 실제 세금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세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경제적 성과나 의무가 발생하면 실제 현금 흐름과 상관없이 해당 기간에 회계에 수익·비용을 반영한다. 반면 과세는 세법상 인정되는 수익·비용을 산정해 계산된다. 같은 거래라도 회계에는 비용으로 이미 인식했지만,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 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작년 연결 현금흐름표에는 법인세 납부액이 7조1373억원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법인세 비용은 회계 기준에 따른 세금 부담액을 나타낸다. 해당 기간에 과세소득을 기준으로 산출된 실제 납부 대상 세액(당기법인세)에 이연법인세를 반영해 계산한다. 이연법인세는 회계와 세법 기준이 달라 발생한 차이를 나타내는 항목으로, 미래 세금 효과를 나타낸다. 회계에서는 비용으로 인식했지만, 세법으로는 아직 인정을 하지 않았을 경우 '이연법인세자산'으로 분류한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이연법인세부채'로 회계에 반영된다.
삼성전자의 작년 당기법인세는 9조3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조3739억원) 대비 26.3% 증가한 수치다. 작년 이연법인세 규모도 5조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상승했다. 당기법인세에 향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5조370억원을 빼 '법인세 비용'을 산출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이 1년 만에 대폭 증가한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이 꼽힌다. 법인세는 순이익에 과세표준을 적용해 산출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작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전년 대비 31.9% 상승한 49조4814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8% 증가한 93조837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2% 증가한 20조737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첫 사례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중 DS(반도체) 부문이 담당한 비율은 약 81.5%에 달한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10일 '2025년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세 수입은 37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7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작년 법인세가 8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조1000억원(35.3%)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편 삼성전자가 회계상 반영한 작년 법인세 공제·감면 규모는 8조37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8088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