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LG유플러스가 최근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에 머물지 않고, 외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위탁 형태 사업을 본격화하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것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에 데이터센터 DBO 사업과 관련 투자·출연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안건은 다음 달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 설계, 운영,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DBO 사업 확대에 나선 배경으로는 시장 성장성이 거론됩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2031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146억달러(약 21조1681억원)로 2025년 60억달러(8조7248억원) 대비 1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인프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자산운용사와 건설사, 해외 리츠 등 다양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를 맡아 운용할 전문업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LG유플러스가 DBO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 것으로 안다"라고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DBO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당시 데이터센터 DBO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코람코자산운용 데이터센터의 위탁 운영을 맡았습니다. 정관 변경 없이도 데이터센터 DBO 사업을 시작했던 LG유플러스가 갑자기 DBO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정관에 DBO를 명시하려는 배경에 대해 "수익화 선언"이라기보다 대형 계약 수주와 프로젝트 확장을 앞두고 거래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DBO를 외주로 맡기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해당 사업이 회사 정관 목적에 명시돼 있을수록 대외 거래에서 '권한 있는 영업' 여부가 분명해진다는 겁니다. 아울러 정관에 '투자 및 출연' 항목까지 함께 담으면서, 향후 대형 프로젝트에서 자본 조달을 유연하게 하고 합작 투자(JV)나 공동 사업 추진에 유리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DBO 사업의 핵심은 통신사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직접 짓는 데 따른 시간·자금 제약을 우회하는 데 있다"며 "조만간 LG유플러스가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외부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7개의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신규 IDC 구축에 부지 선정과 인허가, 공사 등을 포함해 최소 3년 이상이 걸리고,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DBO 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을 빠르게 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이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DBO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수년 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한 4220억원이었습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1970년대 후반에 건설업 바람이 불면서 식품회사도 정관에 건설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던 시절이 있었다. 정관에 성장 사업을 추가하면 회사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면서 "통신사도 본업인 통신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데 DBO 사업은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DBO는 데이터센터를 더 짓는 경쟁이 아니라 운영 역량을 서비스로 상품화하는 모델이다. 통신사는 네트워크와 보안, 관제 경험이 있어 외부 고객 확장에 유리하고, 레퍼런스 확보와 운영 품질이 쌓이면 큰 폭의 매출 증대도 기대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