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3주에 한번씩 청소 플랫폼을 통해 가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잦은 야근으로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면 청소를 할 여력이 없어서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부담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었지만, 몇 차례 이용한 뒤 생각이 달라졌다. 이씨는 "한두 달에 13만원 정도면 깨끗한 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청소 비용을 단순 지출이라기보다 내 휴식 시간을 사는 '필수 생활비'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사 노동의 외주화'가 일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 중산층 다인 가구 중심으로 이용되던 가사 도우미 서비스가 최근에는 청년층 1인 가구 사이에서 필수적인 생활 유지 수단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청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선택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대표 청소 플랫폼 '미소'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1만35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월(9만7965명)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앱이 설치된 활성 기기 수 역시 50만대에서 126만대로 2.5배 이상 급증했다. 단순 이용자 증가를 넘어 서비스 저변 자체가 넓어졌다는 의미다.
청소 전문 플랫폼 '청소연구소'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청소연구소의 MAU는 최근 8만~9만명대 수준을 유지하며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을 형성했다. 활성 기기 수 역시 2021년 3월 34만여대에서 지난달 51만2987대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특정 시점에만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활용되는 생활 인프라로 정착했다는 평가다. 청소연구소는 지난 3월 서비스 지역을 6대 광역시 중심에서 춘천·원주 등 강원도까지 확대했다.
이용자 연령층을 살펴보면 '2030 세대'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청소연구소의 지난달 기준 30대 MAU는 2만7077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고, 20대(2만3760명)가 그 뒤를 이었다. 증가 속도 역시 젊은 층이 주도했다. 2021년 이후 20대 MAU는 약 96%, 30대는 29% 안팎 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40대의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고, 50대는 정체 양상을 나타냈다.
청소연구소 관계자는 "2030세대는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자기 공간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려는 수요가 강하다"며 "특히 원룸이나 소형 주택 거주자들은 청소를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정기적으로 전문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형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 서비스 전반을 중개하는 플랫폼 '숨고'의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숨고의 MAU는 2021년 3월 32만여명에서 올해 1월 63만103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활성 기기 수는 같은 기간 99만대에서 355만대로 늘었다. 레슨·취미 플랫폼으로 알려졌던 숨고가 이사·청소·정리수납 등 가사 영역으로 이용 비중을 확대한 영향이다.
이 같은 플랫폼 이용 확대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는 1인 가구가 510만가구를 넘어선 상황에서, 일상 속 가사 노동을 직접 수행하기보다 비용을 지불해 시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앱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소 앱이 특정 이벤트(이사·대청소) 때만 쓰이는 서비스가 아니라,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을 유지하는 '상시 생활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30대의 경우 1인 가구뿐 아니라 직장 생활과 결혼, 육아가 겹치는 시기로 맞벌이 비중이 높다 보니 집안일을 외부 서비스에 맡기는 수요가 가장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배달·세탁 등 생활 전반에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온 세대인 만큼, 집 청소 역시 자연스럽게 외주화 흐름에 편입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