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러닝머신(트레드밀)을 이용할 때 기기에 붙은 모니터는 장식품에 가까웠다. 뛸 때마다 몸에 닿는 선이 불편해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LG 엑스붐 버즈 플러스를 사용한 뒤로는 스마트폰을 캐비닛에 넣고 헬스장으로 들어가곤 한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 정도로 흔히 인식된다. 이는 무선 이어폰의 사용처가 스마트폰으로 한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다양한 장소에서 '유선 이어폰'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LG 엑스붐 버즈 플러스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제품이다.
LG 엑스붐 버즈 플러스는 '플러그 & 와이어리스' 기능을 갖췄다. 유선 이어폰 단자(AUX)와 충전 케이스(크래들)를 케이블로 연결하면 콘텐츠 소리를 무선으로 즐길 수 있다. 충전 케이스에 있는 버튼을 3~5초 터치하면 켜고 끌 수 있다.
이 기능은 헬스장(피트니스센터)·버스·비행기·도서관 등과 같이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해 기기별 블루투스 환경을 구현하기 어려운 곳에서 빛을 발한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기기는 대부분 AUX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LG 엑스붐 버즈 플러스는 이런 공간에서도 무선 연결의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저가 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의 사용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데이터 연결이 되지 않는 항공기 내에서 기내 엔터테인먼트(IFE)는 오디오 접근이 AUX로만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사가 유선 이어폰을 별도로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시간 비행에서 유선으로 기내 콘텐츠를 즐기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그래서 LG 엑스붐 버즈 플러스의 편리함이 느껴졌다.
전용 앱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면 귀 모양과 착용 상태 등을 측정, 소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도 장점이다. 조용한 집에서는 낮은음을 풍성하게, 시끄러운 카페에서는 보컬 소리를 뚜렷하게 바꿔줘 '개인 맞춤 사운드 엔지니어'가 함께하는 듯했다.
이어폰이 귀에 밀착됐는지도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밀착 정도가 과하거나 부족하면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두 크기의 이어팁 중 알맞은 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그래핀' 코팅 진동판을 적용한 드라이버(소리 발생 장치)도 갖췄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의 얇은 필름으로, 이를 사용하면 소리 왜곡을 막고 풍부한 저음을 구현할 수 있다.
귓바퀴 안쪽을 받쳐주는 날개 형태의 '윙팁' 디자인도 장점이다. 달려도 떨어지지 않는다. 착용감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꽉 들어맞는 커널형 이어폰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불편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작년 9월 '엑스붐 버즈 라이트'와 함께 출시했다. 앞서 작년 1월 출시한 '엑스붐 버즈'에 플러스와 라이트를 추가한 것이다. 출고가는 ▲라이트 9만9000원 ▲기본 14만9000원 ▲플러스 19만9000원이다.
LG전자는 3종의 엑스붐 버즈 시리즈 구성을 완성하면서 '가성비'를 내세웠다. 다양한 프리미엄 기능을 갖췄음에도 20만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무선 이어폰 구매·선택 가이드' 평가에서 가성비가 우수한 제품으로 엑스붐 버즈를 꼽기도 했다. 삼성전자(31만9000원)·애플(36만9000원)의 동급 무선 이어폰보다는 저렴하다. 그러나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중국 제품과 비교하면 '가성비'엔 의문이 든다.
샤오미는 최근 무선 이어폰 '레드미 버즈 8 라이트'를 2만7800원에 내놨다. 42dB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엑스붐 버즈 플러스(35dB)보다 높은 성능이다. 화웨이도 '프리버즈 SE 4 ANC'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한 달간 가격을 4만9800원으로 책정했다. 이 제품은 최대 50dB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하고, 물줄기에 노출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IPX5 등급의 내구성을 갖췄다. 엑스붐 버즈 시리즈는 모든 방향의 물 분사에 견디는 IPX4 등급에 그친다.
엑스붐 버즈 시리즈는 그래핀 드라이버 적용 등으로 음질 면에서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세세한 음질 차이를 잘 알지 못하면 가치를 느끼기 어렵다. 엑스붐 버즈 플러스의 사용성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지만, 주변에 추천하기에는 주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