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메모리 굴기를 이끌고 있는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생산능력이 지난해 4분기에 정점을 찍고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수출 규제를 예상하고 중국 정부도 반도체 장비 내재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장비 규제에 신규 증설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CXMT의 월 평균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량은 24만장 수준으로 최대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4년부터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해 온 CXMT는 올해 내내 정체기에 머물 것이라는 게 주요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현재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며, 삼성전자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약 760만장, SK하이닉스는 597만장, 마이크론은 360만장 수준이다. 지난해 CXMT는 전년보다 웨이퍼 생산량을 2배 수준으로 늘리며 체급을 불려왔지만 올해부터는 속도가 저하되는 셈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로 CXMT의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되고 있다. 중국도 이를 인지해 제3기 투자 기금이 반도체 장비에 집중되고 있다"며 "내년 중국이 장비 내재화에 성공한다면 2027년부터 CXMT의 상하이 신규 공장을 비롯한 증설이 재개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CXMT가 생산하는 D램의 수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낮은 수율로 설비 용량과 생산량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치상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높지만, 제품 불량 문제 등으로 실질적인 출하량 점유율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CXMT의 주력 공정인 1x(10나노급 1세대) D램의 수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3사의 1a(10나노급 4세대) 공정 수율과 비교해 4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경우 1a 공정 수율이 성숙 공정으로 분류되지만, CXMT의 경우 아직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반도체 지원법(CHIP ACTS)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산 장비 구입을 10년 동안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와 달리 D램의 경우 설계와 공정의 복잡성으로 인해 CXMT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의 첨단 공정을 도입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10나노대 초반으로 갈수록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같은 첨단 장비의 필요성이 높아지는데 미국의 규제로 장비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