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2일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구글 OS가 탑재된 기기에서 최적화되게 구동하도록 하는 것과, AI 글래스와 같은 차세대 폼팩터에 카카오톡 서비스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이다. 카카오가 디바이스 경험 측면에서는 구글과, LLM(거대언어모델)과 AI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측면에서는 오픈AI와 협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쳐나갈 모습이다.
정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차세대 AI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글로벌 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카카오와 구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이날 자료를 통해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협력은 구글의 최신 AI 기술과 한국 소비자들을 향한 카카오의 입증된 혁신 역량을 결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기반의 인공지능(AI) 글래스용 사용자 경험과 최신 AI 기술이 접목된 안드로이드 모바일 경험을 개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카카오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구글과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다. 그 시작은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이 될 예정이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자체 개발 경량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로, 이용자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리고 먼저 말을 거는 것이 특징이다. 디바이스 내에서 이용자의 대화 맥락을 이해해 일정 브리핑, 정보 안내, 장소 및 상품 추천 등을 제안해준다. 지난해 10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1분기 중 안드로이드 버전을 포함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구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시너지 있는 협력을 구축하겠다"며 "카카오 생태계 내 데이터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폼팩터 협업 가능성도 제시됐다. 카카오는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AI 글래스와 같은 차세대 폼팩터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메시징과 통화 등 실생활과 밀접한 시나리오에서 핸즈프리(hands-free) 방식과 자연어를 통한 상호작용으로 구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다양한 AI 폼팩터 환경에서 카카오 서비스가 결합될 때 이용자 경험이 어떻게 달라질지 가설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실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외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 AI 인프라 협력에도 나선다. 카카오는 구글 클라우드와 TPU(텐서처리장치) 기반 클라우드 운영을 논의 중이다. 정 대표는 "AI 인프라에 대한 재무적 부담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어 모델과 서비스 특성에 맞춰 다양한 칩을 최적 배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TPU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서 구글 클라우드와 의미 있는 규모의 TPU 운영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심 인프라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칩 라인업을 다변화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부터 오픈AI와 협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오픈AI 기반 채팅 서비스인 '챗GPT 포 카카오' 이용자 수가 출시 3개월여 만에 800만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픈AI와의 협업은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B2C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챗GPT를 중심으로 B2C AI 서비스 측면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챗GPT 포 카카오 출시 이후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해왔다면, 올해부터는 카카오톡의 대화와 챗GPT 간 연계성을 한층 강화하고 톡 내에서 챗GPT 기반의 다양한 AI 기능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오픈AI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카카오는 디바이스 경험 측면에서는 구글과, AI B2C 서비스 측면에서는 오픈AI와 각각 협력해 나가면서 서로 중복되지 않은 영역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모든 영역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각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해 모든 AI 레이어를 효율적으로 커버하고 직접 투자는 최적화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