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거진 해킹 여파가 통신 3사 실적의 희비를 갈랐다. 해킹 대응 비용을 먼저 반영한 SK텔레콤은 4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고, 비용 인식 시점이 달랐던 KT와 LG유플러스는 이익 개선 흐름을 보였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3사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 외형 방어에 성공했다.
◇ 해킹 여파에도 4분기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 흑자전환
10일 각 사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은 15조221억원, 영업이익은 5169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14조8403억원 대비 1.2% 늘었고,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영업손실 2588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 3사는 2024년 4분기 구조조정과 퇴직 프로그램 집행으로 일시적 인건비가 크게 늘었다. 당시 SK텔레콤은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위로금을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확대했고, KT는 44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약 1조원을 반영했다. LG유플러스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 영향으로 일시적 인건비가 증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킹 여파가 이어졌지만, 전년도 일회성 인건비 부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년 4분기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수익성 급락, KT·LG유플러스는 이익 개선
SK텔레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191억원으로 전년보다 53.1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4.05% 감소한 4조328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킹 여파로 무선 가입자가 줄고, 고객 감사 패키지와 보안 투자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알뜰폰을 제외한 무선 가입자는 4분기에만 22만9000명이 순감했다.
KT는 작년 4분기 매출 6조8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6551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작년 9월 해킹 사태 이후 유심 무상 교체 비용 약 1000억원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해킹 대응 비용 반영은 제한적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선사업 성장도 견조했다. 4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1조8110억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고, 무선 가입 회선은 2898만5000개로 10.9% 증가했다. 여기에 2024년 반영했던 약 1조원 규모 일회성 인건비 부담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기저효과가 본격 반영됐다.
LG유플러스의 이익 개선 흐름도 두드러졌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은 3조8484억원으로 전년보다 2.5% 늘었다. 모바일 사업 매출은 1조68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가입 회선은 3071만1000개로 전년보다 7.7% 늘었고, MVNO를 포함한 전체 무선 회선이 처음으로 3000만개를 넘어섰다.
◇ 통신사 연간 합산 매출 첫 60조 돌파, 영업이익 4조원대 회복
지난해 통신 3사 합산 연간 매출은 60조8951억원으로 전년(58조9970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통신 3사 연간 합산 매출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산 영업이익은 4조4355억원으로 전년(3조4944억원)보다 26% 늘었다.
회사별로 보면 지난해 SK텔레콤의 매출은 17조1992억원, 영업이익은 1조743억원으로 동반 감소했다. 각각 전년 대비 4.7%, 41.1% 줄었다. 해킹 여파로 연간 93만3000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KT는 지난해 매출 28조2442억원, 영업이익 2조4691억원을 기록,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4% 각각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매출이 15조4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LG유플러스가 연매출 15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921억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