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채권 발행에 나선다. 100년 만기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알파벳이 미국에서 20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달러화 채권은 기대 이상의 수요에 힘입어 당초 계획했던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증액됐다고 FT는 전했다. 알파벳이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은 만기가 서로 다른 7종류로, 만기가 가장 긴 채권은 40년물(2066년 만기)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파벳은 스위스 프랑화와 영국 파운드화 채권 발행에도 나선다. 구체적인 채권 발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국에서는 100년 만기 초장기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테크 기업이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그동안 발행해온 만기가 가장 긴 채권은 40년물이 대부분이었다. 업계에서는 IBM이 1996년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사례가 마지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스트리아와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들이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고,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 2018년 스퍼드대, 프랑스전력공사, 웰컴 트러스트 등이 파운드화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채권시장에서 175억달러(약 25조원), 유럽에서 65억유로(약 11조원)를 조달했는데 당시 발행한 50년물은 지난해 미국에서 기술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가장 만기가 길었다.
알파벳의 공격적인 채권 발행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알파벳은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자본 지출을 최대 1850억 달러(약 27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약 2배 규모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은 올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고성능 칩 확보 등에 6600억달러(약 966조원)를 투입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천문학적인 AI 투자를 이어가는 이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기업)들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1650억달러(약 240조원)를 차입하는 '빚투'를 단행했다. 오라클도 이달 들어 2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올해 차입액이 4000억달러(약 58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등급 채권 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2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xAI는 미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서 34억달러를 조달하는 협상을 마무리짓고 있다고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특수목적법인(SPV)이 아폴로에서 자금을 빌려 엔비디아 칩을 구매한 뒤 이를 xAI에 임대해주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