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AMD가 메모리 대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제약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심화하면서 PC·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가 공급 제한·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서버용 CPU는 파운드리의 제한된 생산 능력에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은 자사 파운드리의 저조한 수율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이고, AMD는 CPU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TSMC의 생산 능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문에 쏠리면서 공급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버용 CPU 가격이 최대 15%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인텔과 AMD가 최근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클라우드·플랫폼을 포함해 중국 내 주요 고객사에 CPU 공급 부족 상황을 알렸다"며 "중국 내 인텔 서버용 CPU 가격이 전반적으로 10% 이상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버용 CPU 시장은 인텔과 AMD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인텔은 서버용 CPU인 제온 시리즈를, AMD는 에픽 시리즈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AI를 구동하는 서버를 중심으로 CPU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파운드리의 생산 능력 부족으로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텔은 자사 파운드리를 통해, AMD는 TSMC에 전량 위탁해 생산하고 있다. 인텔은 아직 수율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이며, TSMC는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AMD 수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서버용 CPU 최대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은 인텔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의 4·5세대 제온 CPU는 공급이 부족해 출하 물량이 제한되고 있으며, 공급되지 않은 주문 물량이 누적되면서 납기가 6개월까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AMD 역시 공급 제약을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AMD 서버 CPU의 경우 납기가 기존보다 길어진 8~10주로 조정됐다.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인텔과 AMD의 올해 서버용 CPU 생산 능력은 이미 대부분 소진됐고, 서버용 CPU 가격을 10~15% 인상할 계획이며 납기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첨단 CPU를 생산하는 기업은 TSMC와 인텔뿐인데 제한된 생산 능력과 저조한 수율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며 "AI 서버에 들어가는 CPU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인텔과 AMD는 생산 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의 빠른 확산으로 전통적인 연산용 CPU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1분기 재고는 최저 수준이지만, 공격적으로 대응해 올해 2분기부터 연말까지 공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MD도 "TSMC를 포함한 생산 공급망을 통해 글로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