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반니 캄파넬라 TI 산업 자동화·로보틱스 총괄이 9일 서울 강남 TI코리아 사옥에서 '로봇 반도체 솔루션'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질화갈륨(GaN)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정두용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자사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국 로봇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9일 밝혔다.

'피지컬 AI'(인공지능이 로봇·기기 등에 탑재되면서 물리 공간을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 시장은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를 기점으로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TI는 그간 출시한 로보틱스 반도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오반니 캄파넬라 TI 산업 자동화·로보틱스 총괄은 이날 서울 강남 TI코리아 사옥에서 '로봇 반도체 솔루션'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대학·기업에서 휴머노이드 분야에 투자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LG전자는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캄파넬라 총괄은 이에 대해 "첫 번째 휴머노이드 모델임에도 높은 성능을 보여 TI 내부적으로도 한국의 로보틱스 기술 수준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은 특히 자동차 제조 분야에 상당한 강점을 가져 로보틱스 제조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I는 한국의 완성차(OEM) 업체뿐 아니라 1차 협력사(티어1) 등과도 이미 로보틱스 분야에서 가깝게 일하고 있다"며 "특히 센서·액추에이터 등 로봇 부품을 개발하는 회사들과도 협업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시장 중 한 곳으로 보고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액추에이터는 ▲회전력을 만드는 모터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드라이버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기 등을 합친 모듈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한다. 로봇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TI는 액추에이터에는 소형화·저전력 반도체가 필수적인데, 자사 반도체 솔루션은 질화갈륨(GaN) 기술을 기반으로 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GaN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고주파·고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전력 손실이 낮아 소형화·고효율 기기에 적합하다.

휴머노이드 개발사에서 반도체 기업에 요구하는 전압 범위는 통상 48볼트(V) 이내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서 관절에 탑재될 정도로 작고, 발열 문제도 없어야 한다. 캄파넬라 총괄은 "로봇 관절 안에 탑재하는 반도체는 크기가 작으면서 전력 밀도가 높아야 해 기존 실리콘 MOSFET(금속-산화물-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에서 GaN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TI는 GaN 소재의 반도체 솔루션을 다수 보유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TI가 제공하는 GaN 반도체는 휴머노이드 전압 범위를 충족하면서도 크기가 작고, 전류도 50암페어(A) 수준이라 발열 문제도 없다"며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반도체 솔루션을 보유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칩./TI

캄파넬라 총괄은 또 TI가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인지하고 안전한 동작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레이더 분야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로봇은 감지 범위(센싱 버블)에 모든 정보를 탐지할 수 있어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TI는 고밀도의 감지 범위를 구현할 수 있는 레이더 센싱 기술력을 갖췄다"고 했다.

TI는 이런 로봇 솔루션을 '통합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캄파넬라 총괄은 "TI는 로봇 구현에 필요한 모터 제어·감지·컴퓨팅·통신 등 모든 영역에 솔루션을 보유한 세계에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고객사가 TI 솔루션을 활용하면 사실상 초기 단계는 거의 업앨 수 있고, 전체 기간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TI는 시가총액 약 2008억4600만달러(약 293조원) 규모의 반도체 기업으로, 산업·차량·데이터센터·전자·통신 등 다양한 장비의 탑재되는 아날로그·임베디드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약 8만개 제품을 보유했고, 세계 고객사는 10만 곳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