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 4분기에도 해킹 사고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실적 악화로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5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24년 4분기보다 53.12% 급감한 11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05% 줄어든 4조3287억원, 당기순이익은 75.43% 줄어든 970억원으로 조사됐다.
실적은 증권가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연결 기준 1098억원, 매출액을 4조3962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6.80%, 2.56% 급감한 수치다. 당기순손실 역시 증권가에서는 전년 대비 67% 감소한 1303억원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4분기 실적에 대해 "해킹 사태 여파로 무선 가입자가 감소했고, 이와 관련해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손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 4분기 무선 가입자 22만9000명 이탈... 해킹 이후 가입자 총 103만명 잃어
SK텔레콤 무선 가입자는 알뜰폰을 제외하고 4분기에만 22만9000명 줄었다.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증가세를 보인 SK텔레콤 무선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3188만5000명을 기록한 후 2분기 3100만6000명으로까지 떨어진 후 4분기에는 3085만3000명으로 더 줄었다. 해킹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1분기 이후 103만2000명의 고객이 이탈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가입자 27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고, 통신 점유율 40% 선을 처음으로 내줬다. 회사 측은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한 538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시행했다. 고객 감사 패키지는 5개월간 50GB 데이터 제공, T멤버십 제휴사 할인을 아우른다. 해당 비용은 3분기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4분기 실적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보안 강화 관련 투자비가 늘었다.
◇ 연간 기준 매출액 7년 만에·영업익 6년 만에 감소
지난해 SK텔레콤의 연간 매출액은 7년 만에, 영업이익은 6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 한 해에만 93만3000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1992억원, 영업이익 1조7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2024년 대비 4.7%, 41.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3% 줄어든 375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와는 부합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은 1조639억원, 매출액은 17조1667억원으로 각각 2024년 대비 41.65%, 4.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3.85% 줄어든 3627억원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서울 가산과 경기 양주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 및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등에 힘입어 5199억원으로 2024년보다 34.9% 성장했다.
◇ "해킹 이전 수준 매출 회복 쉽지 않아... 통신 수익성 강화에 집중"
SK텔레콤은 올해는 잘하는 영역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를 내는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제시한 전략 방향은 고객 가치 혁신을 통한 마켓 리더십 회복, AI 가속화로 통신 사업 생산성 혁신, 선택과 집중을 통한 AI 사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다.
SK텔레콤은 "업의 본질인 고객 가치를 가장 우선할 것이며 상품, 멤버십, 채널 등 통신의 모든 요소를 고객 중심으로 다시 디자인하고 있다"며 "통신 사업의 모든 영역에 AI를 도입해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다. AI 기반 고객 생애 가치 모델링을 고도화하고 네트워크는 설계부터 구축, 운용까지 AI 기반으로 자동화하겠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도 지난해 9월 착공했다. 회사는 올해 서울 지역 추가 데이터센터 착공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관련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해저 케이블 사업 확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해킹 사고 이전의 실적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성장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 추진할 예정이지만, 사고 전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기엔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며 "다만, 이동통신 고객 선호를 고려해 상품과 채널을 재정비하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 영업이익은 2024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