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하며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타도 3세대 AI 칩 'MTIA-v3'를 올 상반기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가 MTIA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HBM3E 공급을 두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간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MTIA-v3를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과 공동 협력으로 개발된 MTIA-v3는 TSMC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양산된다. MTIA에는 HBM3E가 탑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3년 1세대 AI 칩 MTIA-v1을 공개한 메타는 2024년 TSMC 5㎚ 공정으로 양산된 2세대 MTIA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3세대 칩을 시장에 내놓는다.
최근 구글이 7세대 AI 칩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MS가 추론용 AI 칩 '마이아 200'을 공개한 가운데 메타가 3세대 AI 칩 출시를 예고하면서 ASIC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과거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이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주로 활용됐지만, 비용 부담을 줄이고 성능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AI 서버 시장에서 ASIC이 차지하는 비율이 27.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글과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SIC 사업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ASIC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AI 칩의 핵심 부품인 HBM 시장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HBM3E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왔다.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에 이어 MS 최신 칩의 초도 물량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HBM3E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시장 진입을 자신하는 상황이다.
올해 6세대 HBM(HBM4)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의 주류 제품은 여전히 HBM3E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와 AMD 등 AI 칩 선두 기업이 HBM4를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지만,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AI 칩은 HBM3E가 탑재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LS증권에 따르면 내년 전체 HBM 생산에서 HBM3E 비중은 66%로, 올해(87%)보다 21%포인트 감소하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를 선제 공급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구글, 메타 등과 협력해 ASIC을 개발하고 있는 브로드컴과의 협업에 공을 들이면서 공급 물량의 상당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