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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인공지능(AI) 열풍에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익성 방어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아이폰 판매 호조와 사상 최고 실적에도 "칩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스라반 쿤도잘라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확실히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IT 매체 샘모바일은 3일(현지시각) "애플의 전설적인 공급망 관리 방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TSMC가 아닌 다른 업체에 일부 프로세서 생산을 맡겨야 할 상황에 직면했으며, 삼성에 눈을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막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공급망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 기기 판매 수익을 극대화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메모리 공급에 대해서도 장기 계약을 체결하지만, 계약 조항에 따라 매주 가격 협상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메모리 구매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왔죠.

하지만 애플이 최근 공급업체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메모리 재고를 늘리기 시작한 것만 봐도 공급망 방식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이는 평소 현금 흐름 극대화를 위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쿡 CEO의 경영 방식으로 볼 때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AI 연산을 처리하는 대형 컴퓨터는 스마트폰과 형태는 다르지만, 부품 공급망은 다수 겹칩니다. 애플은 현재 거의 전적으로 TSMC로부터 프로세서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TSMC의 최대 고객은 애플로 알려져 왔습니다. TSMC 매출의 20~25%를 애플이 차지합니다. 삼성전자가 제조하던 애플 아이폰용 칩을 2014년 TSMC가 나눠서 만들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는 TSMC가 전량 생산해 왔습니다. 현재 TSMC는 아이폰용 칩(A 시리즈)과 PC 및 서버용 M 시리즈 칩을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은 그동안 최신 공정을 우선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AI 칩 기업들의 주문이 폭증하면서 TSMC는 애플 같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의 최대 고객이 애플에서 엔비디아로 바뀐 모습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한 팟캐스트에서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처음 만난 일을 회상하며 "창 창업자가 엔비디아가 이제 TSMC의 최대 고객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반도체 공급망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일부 저가형 프로세서를 TSMC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현가능한 선택지는 제한적입니다. 앞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인텔의 18A(1.8nm급) 공정을 사용하는 저가형 칩을 일부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샘모바일은 "인텔 공정이 애플의 요구사항을 충족할지는 미지수"라며 "삼성의 2nm 공정은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애플은 삼성에서 안정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애플은 이미 CMOS 이미지 센서로 추정되는 일부 칩을 삼성의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삼성과의 협력에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크 하워드 테크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 가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8 기본 모델에 사용되는 두 종류의 메모리를 아이폰17 기본 모델보다 개당 57달러(약 8만3000원) 더 비싸게 구매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애플의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7 시리즈 가운데 128GB 프로 모델을 단종하고, 256GB부터 판매해 가격을 100달러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