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칩 설계업체 '실리콘 랩스(Silicon Laboratories)'를 7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협상은 진전된 상태로, 이르면 며칠 내 거래가 성사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 상장사인 실리콘 랩스의 시가총액은 45억달러로, 현재 거론되는 인수 가격은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TI는 산업용과 자동차용 전력과 신호 제어에 쓰이는 이른바 '아날로그칩'에 주력하는 업체다. 소비자 가전용 칩도 생산하는데 애플의 핵심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실리콘 랩스는 사물인터넷(IoT)에 사용되는 무선 디바이스용 칩 설계 업체다.
인수가 성사되면 2011년 TI가 '내셔널 세미컨덕터'를 65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가 된다
설계와 제조를 함께 하는 TI는 2024년 텍사스주와 유타주의 생산시설 확장에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16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내 7개 공장에 총 6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에 대응한 것이다.
이번 인수 협상은 인공지능(AI) 붐 속에서 반도체 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거나 기술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M&A 시기에 접어든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암페어 컴퓨팅'을 65억달러에 인수했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인텔의 '알테라' 사업부 지분 51%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