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다쏘시스템 연례 최대 행사인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에 참석해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와 대담을 하고 있다. / 다쏘시스템 출장기자단

"앞으로 5~10년간 반도체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팩토리 산업이 동시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래에 지을 모든 공장의 설계와 운영은 버추얼 트윈(가상 공간·Virtual Twin)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다쏘시스템 연례 최대 행사인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산업 혁명의 출발점에 있다"라며 "AI는 물, 전기, 인터넷처럼 모든 산업의 기반이자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AI 칩을 만드는 반도체 공장, 칩이 들어가는 슈퍼컴퓨터를 제조하는 컴퓨터 공장, 그리고 슈퍼컴퓨터들이 AI를 가동하는 AI 팩토리(AI 특화 데이터센터)까지 3개 거대 산업이 동시에 확장해야 한다"라며 "현재 이 3개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팩토리를 짓는데 약 500억달러(약 72조5000억원)가 필요한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십 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건설 중이다"라며 "이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확장"이라고 했다.

황 CEO는 "이런 복잡하고 거대한 시설을 짓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미리 공장을 설계하고 운영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버추얼 트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버추얼 트윈은 현실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구현한 기술로,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 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결과를 미리 예측해 제품·서비스를 최적화하는 데 사용된다.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 분야 선두 기업이다.

그는 "과거에는 제품을 먼저 설계하고 공장을 지었지만, 미래에는 어떤 공장을 설계하느냐가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도 모든 공장은 CAD(컴퓨터 지원 설계)로 설계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공장 전체가 버추얼 트윈 안에서 시뮬레이션되고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버추얼 트윈 안에서 제조 라인을 배치하고, 순서를 최적화하고, 로봇을 조직하고, 로봇 AI를 실행해 조립·이송·안전까지 모두 검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공장 완공 이후에도 AI가 공장의 성능, 전력, 온도, 냉각 기능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향후 10년간 85조~100조달러가 투입되는 AI 인프라 확장에는 버추얼 트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이 필수적"이라며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 기술이 엔비디아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각) 다쏘시스템 연례 최대 행사인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에 참석해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와 대담을 하고 있다. / 다쏘시스템 출장기자단

엔비디아와 다쏘시스템은 이날 대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다쏘시스템은 자사 주요 플랫폼에 엔비디아의 기반 쿠다(CUDA)-X 라이브러리와 AI 물리, 엔비디아 AI,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을 통합하기로 했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 기술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컴퓨팅 인프라를 결합하는 게 이번 협업의 핵심이다.

황 CEO는 "이번 협력으로 이전과 비교해 100배, 1000배, 최대 100만배까지 더 큰 규모로 작업을 하고 생산성도 대폭 향상될 전망"이라며 "제품을 실시간으로 설계하고, AI 로봇을 공장에서 실시간으로 가동해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까지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모든 변화가 향후 5~10년 안에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와 다쏘시스템은 지난 2002년부터 그래픽 기술 협력을 시작해 20년 넘게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다쏘시스템은 자사 CAD(컴퓨터 지원 설계) 설계와 시뮬레이션 솔루션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개선해왔고, 엔비디아는 시스템 간 관계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해 설계 오류를 줄이고 리드타임을 단축하는 다쏘시스템의 MBSE(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를 활용하고 있다.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도 "엔비디아와 함께 '지식 공장(Knowledge Factory)'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20세기는 산업이 물리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시대였지만 오늘날 산업은 지식과 노하우를 생산하고, 그 지식과 노하우가 다시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업이 다쏘시스템이 주력하고 있는 '산업 월드 모델(Industry World Model)'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월드 모델은 이른바 '현실에서 작동하는 AI'로,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챗봇이 아니라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고 제조 지식을 보유한 AI 모델이다. 젠슨 황 CEO가 차세대 AI 격전지로 꼽은 피지컬 AI와 비슷한 개념이다. 달로즈 CEO는 "진정한 의미의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면 제조 지식이 결합되어야 한다"라며 "AI가 단순히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산업 노하우'는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