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하면서 발생한 상장폐지 위기를 떨쳐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 아직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건 아니지만, 이 사안이 상장 부적합 이유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시장 활성화에 따른 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어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검찰 기소 소식이 전해진 작년 12월 19일 파두의 주권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되는지를 살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파두를 실질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3일 파두의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검찰은 파두가 2023년 8월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연간 매출 예측치를 1203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실제론 225억원에 그쳐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제56조 제1항)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하면 검토를 거쳐, 문제가 있다면 심사 대상에 올리고 그렇지 않으면 제외하는 것"이라며 "파두의 영업 지속성·재무 안정성·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두는 영업·재무적으로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업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개선 노력을 하고 있어 상장 폐지 심사를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고 했다.
파두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는 건, 검찰이 문제 삼은 내용이 상장폐지 사유로 더 이상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재판에서 유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주식 거래 정지나 이에 준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두는 주식 거래 재개 결정이 나오기 직전 이지효 각자대표의 사임에 따라 이사회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파두의 상장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다. 파두는 남이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도 충원했다.
◇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늘린 파두
파두는 '상장폐지' 위험성이 시장 우려 지점으로 꼽혀왔다. 이를 완전히 떨쳐내게 되면서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파두 주가는 거래 재개와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파두의 작년 공시 기준 수주액은 116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에서 수주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완제품 공급 계약은 기존 215억원에서 470억원으로 정정됐다. 공급 물량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단일 계약 기준 창사 이래 최대 물량으로, 2024년 연간 매출(435억원)을 넘는다. 계약 금액의 50%는 올 1분기 내 실적에 반영된다. 지난달 13일에는 203억원 규모의 SSD 컨트롤러 공급을 수주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라 파두가 올 1분기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사업 확대도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행한 '아시아 기술 투어' 보고서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구글과 데이터센터 기업용(e)SS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골드만삭스는 "샌디스크의 구글 데이터센터 eSSD 공급은 2026년 상반기부터 램프업(생산량 증가)을 예상한다"며 "물량 기준으로 메타를 잠재적으로 상회할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의 eSSD에는 파두의 컨트롤러가 탑재된다. 메타에 이어 구글까지 고객사로 확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