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지난해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전환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LG CNS는 '6조 매출 클럽'에 안착했고, 현대오토에버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포스코그룹 산하 포스코DX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하면서 역성장했다.

AI·클라우드 관련 외부 수주를 확대한 삼성SDS, LG CNS 등은 실적이 개선된 반면, 철강·이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투자가 위축된 포스코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스코DX는 실적이 2년 연속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사 투자 기조와 AI 시대 신성장 동력 사업의 안착 여부에 따라 IT서비스 기업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와 LG CNS, 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IT서비스 3사는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LG CNS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6조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6조1295억원, 영업이익은 5558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각각 2.5%, 8.4%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금융·제조 공공 분야에서 AX(AI 전환) 사업 수주가 늘어난 데다, AI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사업이 성장한 영향이 컸다. AI·클라우드 부문의 연간 매출은 7% 늘어난 3조587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LG CNS는 올해도 AX 시장에서 외부 고객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피지컬 AI' 관련 사업을 추진해 로봇 전환(RX)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 13조9299억원, 영업이익 957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삼성SDS의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5.4% 증가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CSP)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비스 사용량이 늘었고 금융권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외부 수주가 확대된 점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공공 분야의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 관련 수주가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올해도 AI 인프라·플랫폼·솔루션을 아우르는 'AI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와 LG CNS는 주요 기업들이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관련 투자를 지속하면서 올해도 AX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4조1735억원, 영업이익은 25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4.5%, 13.8%씩 늘었다. 외부 고객 비중을 늘린 삼성SDS나 LG CNS와 달리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DX) 실행을 도맡으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부문별로는 시스템 통합(SI) 사업이 전년 대비 29.6% 성장한 1조657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높아졌다. 완성차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의 해외 사업 확장과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등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IT아웃소싱(ITO) 부문 매출은 8.4% 늘어난 1조7672억원으로, 현대차그룹의 IT와 커넥티드카서비스(CCS) 운영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AI, 로보틱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 신사업에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시장에서는 그룹사 핵심 소프트웨어(SW) 계열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한 현대오토에버가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DX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급감했다. 연간 실적은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매출은 1조752억원으로 27% 줄었고,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44.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125억원 반영되면서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현대차그룹 투자 확대 수혜를 본 현대오토에버와 달리 포스코DX는 철강과 이차전지 업황 부진에 따른 그룹사 투자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포스코DX의 수주액은 1조594억원으로 전년(1조1347억원) 대비 6.6% 줄었다. 매출 비중의 경우 포스코(59%), 그룹사(26%), 퓨처엠(11%), 대외(4%) 등으로 포스코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96%에 달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는 산업 특성상 연말 비용 처리가 반영되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라며 "철강, 이차전지 등 전방산업 수요 둔화에 따른 그룹사 투자 집행시기 조절 영향에도 지난해 누적 수주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철강·이차전지 등 산업 현장에 로봇 자동화를 적용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피지컬 AI 기반의 로봇 자동화를 그룹사 뿐만 아니라 대외 산업 현장으로도 확대해 나가는 등 매출 턴어라운드를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