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조 토비스 공동 대표가 지난 9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토비스 안양사업장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토비스의 전장(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네오뷰(가칭)라는 이름의 신설 법인으로 오는 5월 독립을 앞두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자동차가 첨단화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함이다. 토비스는 현재 게이밍 디스플레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카지노 모니터 사업부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LG디스플레이와 현대모비스, 덴소, 콘티넨탈에 전장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4년 토비스의 연간 매출액은 6237억원,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전장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전체 매출액의 51.7%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에는 5000억원 규모의 전장 디스플레이 신규 모델 물량을 수주했다.

하희조(76) 토비스 공동 대표는 지난 9일 경기 안양시 토비스 안양사업장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현대차와 유럽, 북미 자동차 기업에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일본 시장에도 진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고,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 대표는 1978년 LG전자에 입사해 디지털 마이크로 서킷 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02년 모바일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인 네오디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네오디스가 2007년 토비스와 합병하면서 토비스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하 대표는 독립 신설 법인 네오뷰의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차량용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CID), 차량 측면 사이드 디스플레이(SMD), 조수석 디스플레이(CCD), 차량용 계기판,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까지 차량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조해 납품한다.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해 벤츠 등 유럽 완성차 기업에, 현대모비스와 함께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기업과 GM 등 북미 시장에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최종 공급하는 방식이다.

토비스가 전장 디스플레이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이었다. 사업 경험이 전무했지만 모바일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력이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하 대표는 "모바일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려면 패널을 제조하는 역량만 보유해선 어림도 없다. 제품 라인업에 맞춰 크기와 두께를 최적화해야 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에 맞게 부품도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다져온 기술 역량을 전장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이식했다.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면서 당시 협업했던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이 자동차 업계로 이동했고 토비스를 협업 파트너로 추천해 사업에 진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자동차 제조 기업이 차량 안에 디스플레이를 대량 탑재하는 것을 꺼렸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비롯해 자동차가 첨단화되면서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됐다"며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에 토비스가 발맞출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수주가 확대됐다"고 했다. 다음은 하 대표와의 일문일답.

하희조 토비스 공동 대표이사./전병수 기자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자동차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새롭게 출하되는 차량의 디스플레이 탑재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차에 소프트웨어가 고도화되고,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탑재되면서 여러 대의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과거에 비해 자동차 소비자들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크다. 운전석뿐만 아니라 조수석, 뒷좌석에도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는 추세다. 여러 대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차종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은.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달리 토비스는 전장 분야에만 주력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전장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고, 성능 요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프리미엄부터 대중적인 라인업까지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제공해야 한다. 토비스는 고객사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부품 설계 역량도 내재화해 보유하고 있다.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 트렌드에 맞춰 고객사에 제안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장 디스플레이에도 소프트웨어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 인적 분할의 배경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지가 컸다. 토비스의 두 축은 카지노 모니터 사업부와 전장 디스플레이 사업부다. 하지만 카지노 모니터와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은 접점이 거의 없다. 제품 개발부터 판매 전략이 다르다. 카지노 모니터는 카지노 사업자들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수주가 시작되는데, 전장 디스플레이 사업은 고객사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하는 구조다.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제품을 개발해 매출로 이어지는 데에는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 분할 이후의 목표는.

"인적 분할을 한다고 해서 사업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가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수주한 물량을 적기에 납품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먼저이고,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몇 년 내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한국과 북미, 유럽 등으로 전장 디스플레이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데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 번 관계를 형성하면 오랜 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던 당시 소니와 교세라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한 이력이 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