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역대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에 밀려 3위에 그쳤던 중국 지역 아이폰 점유율이 지난해 1위로 올라서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다. 애플이 중국에서 펼친 할인 정책과 중국 정부 보조금 덕에 아이폰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애플은 작년 4분기(10월~12월,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1437억6000만달러(약 206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아이폰 매출이 급증하며 성장세를 주도했다.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어난 852억6900만달러(약 123조원)로, 시장 전망치로 제시됐던 786억5000만달러(약 113조원)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는 중국 판매 반등이 꼽힌다. 중국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55억3000만달러(약 37조원)로, 애플의 주요 판매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가격 할인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작년 초부터 중국에서 한시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월 4일부터 7일까지 조건에 맞는 결제 방식으로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을 최대 800위안(약 16만원)을 할인해 판매했다. 작년 5월에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진행한 판촉 행사를 통해 아이폰16 모델이 20%가량 할인 판매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신제품 출시 직후 할인도 이어졌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7 출시 직후에도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중국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아이폰17 구매 시 최대 1000위안(약 20만원) 수준의 할인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아이폰17 프로 시리즈가 최대 2000위안(약 41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 정책이 중국 소비자에게 매력으로 작용하며 아이폰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중국 내 아이폰 시장 점유율도 반등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8%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16.8%) 동기 대비 5%포인트(P) 상승했다. 2024년 애플의 연간 시장 점유율은 15.4%로 비보(17.5%), 화웨이(16.5%)에 이어 3위였다.
중국 정부의 국가 보조금 정책도 판매 확대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이구환신(노후 제품 교체)' 정책은 단가 6000위안(약 124만원) 이하 기기에 판매가의 15%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아이폰17 기본 모델(256GB) 출고가는 5999위안(약 124만원)으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다. 전작 대비 저장 용량을 두 배로 늘리면서도 가격을 동결한 기본 모델 인기에 보조금 효과가 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아이폰17 프로 시리즈는 출고가가 6000위안을 넘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이폰17 프로(256GB)는 8999위안(약 186만원), 아이폰17 프로 맥스(256GB)는 9999위안(약 206만원)이다.
애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활성화 상태인 애플 기기가 기존 20억대에서 25억대로 늘었다. 올해 중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대신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폰 음성비서 시리를 공개하면, 아이폰 시장 확대에 속도가 더 붙을 전망이다. 30일 로이터통신은 AI 기능 강화를 위해 애플이 약 20억달러를 들여 이스라엘의 음향 관련 AI 스타트업 Q.ai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비츠'를 3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