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CEO./뉴스1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는 경험이 아이폰과는 다를 것입니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20년간 스마트폰 시대는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갤럭시를 만드는 삼성이 지배했다. 하지만 이런 구도를 뒤흔들려는 도전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들어 애플이 구글과 손을 잡는 것도 기존 3강 체제의 변화 중 하나다.

크리스 레하네 오픈AI 최고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19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올해 안에 새로운 기기에 대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기가 '핀'이나 '이어폰' 등 어떤 형태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기기 형태가 화면이 없거나 작고, 음성으로 구동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핀은 AI 챗봇이 탑재되는 동전 크기의 얇고 납작한 원형 디스크를 말한다.

메타는 가상현실(VR) 중심의 메타버스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자본과 인력을 'AI 스마트 글래스'로 재배치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스마트 안경을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로 지목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은 자사 AI 비서인 알렉사+를 에코 스마트 스피커에 탑재했다. 아마존은 조만간 에코 스마트 안경과 이어폰에도 알렉사+를 적용할 예정이다.

물론 당장 스마트폰 체제가 위협받기는 어렵다. HSBC는 전 세계 스마트 안경 사용자를 1500만명으로 추산했다. 스마트폰 기기 이후를 준비하는 업체들이 극복해야하는 과제도 있다. 2014년에 출시된 구글의 스마트 안경은 내장 카메라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년 만에 개발이 중단됐다. 착용감 측면에서도 스마트 안경은 편안함을 위해서는 가벼워야 해 배터리를 넣을 공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존 스마트폰 강자들도 차세대 기기 개발에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주요 외신은 애플이 자사의 분실물 위치 추적 기기인 '에어태그' 크기의 인공지능 기반 웨어러블 핀을 개발 중이라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PC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개인용 디바이스 시장을 겨냥한 행보다. 애플은 핀 외에도 2024년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 VR 헤드셋에 사용된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0월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확장현실(XR) 플랫폼을 통해 갤럭시XR을 출시하며 앞으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증강현실(AR) 안경 등 XR 제품군을 확장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모바일·컴퓨트·XR본부장은 다양한 기기들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부분의 연산작업은 스마트폰이 처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스마트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며, 단지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을 대체한 기기 개발에 도전하는 제조업체들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며 "스마트폰의 등장에도 소비자들이 개인용 컴퓨터를 구매하지 않은 것은 아닌 것과 같은 논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