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로고가 붙어있는 유통점./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이동통신 유통점(직영점·대리점·판매점)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때 고객에게 제공한 추가지원금 액수를 통신사 전산에 입력하는 절차가 의무화된다. 그동안 현장 재량으로 운영되며 '페이백' 등 비공식 방식으로 집행되던 추가지원금을 전산으로 남겨, 지원금 규모와 지급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28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올해 2월 2일부터 전국 유통점에서 개통 시 고객에게 제공한 추가지원금 액수를 각 사 전산에 입력해 관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통신사가 공지한 공통지원금(옛 공시지원금)만 전산에 반영됐고, 추가지원금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재원으로 유통점이 자체 판단해 제공하면서도 통신사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 전에는 추가지원금이 공시지원금의 최대 15% 이내로 제한됐고, 이를 넘는 지원은 불법으로 간주돼 개통 이후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형태로 지급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전산 입력 의무화로 추가지원금이 개통 단계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되면, 유통점이 사전에 약속한 지원금을 추후 부인하거나 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유통점이 추가지원금을 약속만 해두고 나중에 페이백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많아, 약속을 어겼을 때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통신사 전산에 기록이 남아 분쟁 소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휴대폰 판매 과정에서 지급된 추가지원금이 실제 판매가를 낮추는 '에누리(할인)'에 해당해 과세표준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현금 페이백 등 비공식 방식으로 집행되면 거래 과정에서 할인으로 '직접 차감'됐다는 점을 증빙하기가 쉽지 않았다. 업계는 추가지원금이 전산으로 관리되면 집행 규모와 정산 구조가 더 명확해져 과세표준 조정 여지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정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통신시장조사과장은 "단통법이 폐지됐더라도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제32조의15)에 단말기 보조금 등 계약의 주요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이번 변화는 통신사들이 개정 법안 준수를 위해 자발적으로 협의해 움직인 것으로, 그동안 투명하지 못했던 추가지원금이 전산화돼 관리되면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