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안과 내부 통제 문제로 활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처럼 규제가 엄격한 조직일수록 AI 도입이 시범 운영 단계에서 멈추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이티센클로잇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용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출시했다.
아이티센클로잇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금융 등 보안 규제가 엄격한 조직을 겨냥한 '에이전트고 2026(AgentGo 2026)'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이티센클로잇은 아이티센그룹의 클라우드·AI 전문 자회사로, 공공·금융·대기업 IT 시스템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 AI 사업을 전개해 왔다. 회사 측은 생성형 AI가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규제 대응 부담 때문에 실제 업무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우성 아이티센클로잇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동안 기업들은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하느냐에 집중해 왔지만, 이제는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에이전트고는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각자의 업무 수준과 시스템 환경에 맞게 AI를 빠르게 안착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7년까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40% 이상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이티센클로잇은 보안 우려와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로 상당수 AI 프로젝트가 개념 검증(PoC) 단계에서 멈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철 아이티센클로잇 부사장은 "에이전트고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는 플랫폼"이라며 "여러 AI를 중앙에서 통제하고 협업시키는 구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에이전트고 2026'은 회사 내부 서버에서 직접 AI를 운영하는 방식은 물론,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내부 전용망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업이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사내 시스템 안에서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조 부사장은 "최근 기업들은 AI 성능보다도 데이터가 회사 밖으로 나가지 않는 구조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특히 금융이나 공공 분야에서는 외부 서버를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내부 시스템 안에서 AI를 운용하려는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여러 AI 프로그램(에이전트)을 한곳에서 관리·통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직원이나 부서별로 사용할 수 있는 AI의 종류와 접근 범위를 정하고, AI가 어떤 작업을 수행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조 부사장은 "누가 어떤 AI를 쓰고,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를 정하지 않으면 AI는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며 "에이전트고는 권한이 없는 사용자가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규칙을 벗어난 명령을 내릴 경우 이를 자동으로 차단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업무 자동화 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사람이 화면을 직접 클릭하며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반복 업무 자동화)와 달리, AI가 회사 규정과 시스템을 함께 확인한 뒤 실제 업무 처리까지 이어지는 '행위 중심 자동화'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사내 경비 규정을 확인하는 AI와 외부 항공권 예약 시스템을 연결하면, 규정 위반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문제가 없을 경우 실제 예약까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이티센클로잇은 에이전트고 2026을 고객 환경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제공한다. 사내 문서 검색 중심의 챗봇형, 외부 시스템과 연동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표준형, 외부 연결 없이 내부망에서만 운영하는 고보안형이다. 보안이 특히 중요한 조직을 위해 전용 서버 장비를 활용한 일체형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김 대표는 "현재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과정과 관련한 PoC를 진행 중이며, 금융과 공공 부문에서도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AI 예산 확대 흐름에 맞춰 공공 분야에서도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도입이 조직 구조에 미치는 변화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맡게 되면 단순 업무를 위한 추가 채용은 줄어들 수 있다"며 "대신 AI를 활용해 초급 인력이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업무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이제 기술이 아니라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에 가깝다"며 "AI가 조직의 규칙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도, 실제 업무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에이전트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