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대란으로 스마트폰 출시가가 오르면서 출하량 감소와 부품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G이노텍이 반도체 기판 사업을 확대해 돌파구를 찾는다. 전체 매출액에서 80% 이상이 애플 아이폰에서 나오고 있어 수요가 늘고 있는 반도체 기판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올해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부품가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라 향후 모바일 가격 인상, 이에 따른 수요와 변동성은 LG이노텍 실적의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올해 실적도 애플의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 아이폰17 출시 효과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8 시리즈에 고부가 카메라모듈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급하는 카메라모듈의 화소가 올라간 데다 가변조리개까지 탑재가 예고되고 있다.
LG이노텍은 플립칩-칩 스케일 패키지(FC-CSP)와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등 기존 반도체 기판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가동률도 풀 가동 상태"라며 "수요 대응을 위해 패키지솔루션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모바일 등에 탑재되는 저전력 D램(LPDDR)을 패키징하는 데 쓰였던 FC-CSP는 여러 개의 LPDDR을 쌓아 만들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되는 소캠(SOCAMM)으로 응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로부터 GDDR7용 기판 승인을 받아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통신 반도체 기판으로 쓰였던 RF-SIP는 모바일 성능 고도화에 따라 공급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사업의 주력 품목이었던 FC-CSP와 RF-SIP의 응용처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며 "카메라모듈 등의 출하량 감소와 부품가 인하 우려가 있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반도체 기판 사업의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FC-BGA 사업 성과도 더해지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는 중"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이 개시되면서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인텔 등에 FC-BGA를 공급할 방침이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패키지솔루션 사업 부문은 RF-SiP 및 메모리 고객사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FC-BGA 또한 고객사 확대를 통해 적자 폭 축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패키지솔루션 라인 가동률은 90%를 상회해 추가적인 증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