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글로벌 출고가가 120만원인 초슬림 스마트폰을 국내에서 55만원에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기존의 온라인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KT 오프라인 유통망까지 확보했고, 6만원대 요금제 가입 시 단말기 보조금을 얹어 '공짜폰'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토로라가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 '120만원' 폰을 '55만원'에 출시… "한국은 모토로라에 중요한 시장"
모토로라는 지난 22일 한국에서 초슬림 스마트폰 신제품 '엣지 70(256GB)'을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작년 11월 유럽에서 출시됐습니다. 현재 영국 등 유럽 지역 출고가는 699유로(약 120만원)이지만, 국내 출고가는 55만원으로 크게 낮췄습니다. 경쟁사 초슬림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엣지(149만6000원)'와 '아이폰 에어(159만원)' 가격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고, 이곳에서 점유율 확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램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출고가를 대폭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모토로라는 국내 유통 전략도 바꿨습니다. 기존 온라인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KT와 계약을 맺고 KT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한 판매를 성사시켰습니다. KT는 6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55만원의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해 '공짜폰'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단말기 보조금은 통신사가 요금제 가입 조건 등을 붙여 단말기 실구매가를 낮추는 지원금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은 국내에서 온라인 자급제로만 유통됐다. 모토로라도 프리미엄급 제품을 통신사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모토로라가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2만~3만여 대의 엣지 70이 전국 KT 매장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폰을 제외한 외산폰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공급되는 건 이례적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 5.99㎜ '초슬림'에 4800mAh 배터리 탑재
엣지 70은 두께 5.99㎜, 무게 159g의 초슬림 스마트폰입니다. 초경량이지만 4800mAh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갤럭시S25 엣지보다 4g, 아이폰 에어보다 6g 가볍습니다. 배터리 용량도 갤럭시S25 엣지 대비 900mAh, 아이폰 에어보다 1651mAh 더 많습니다. 두께는 갤럭시S25 엣지보다 0.19㎜, 아이폰 에어 대비 0.39㎜ 두껍지만, 사양만 놓고 보면 100만원대 프리미엄폰급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7을 넣었습니다.
모토로라의 국내 출시 시점도 계산된 선택으로 읽힙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없는 비수기인 1월을 택해, 틈새를 공략했다는 분석입니다. 관건은 '일회성 화제'로 끝나지 않고, 오프라인 유통망에서의 판매 탄력을 얼마나 이어가느냐입니다. 가격 인하와 보조금 설계가 맞물린 만큼 단기 성과는 만들 수 있지만, 장기적인 마케팅 정책이 뒷받침돼야 갤럭시와 아이폰의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장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도 변수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이 점유율 대부분을 나눠 가진 가운데, 외산 브랜드는 판매·사후 서비스(AS)·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신뢰를 쌓기가 쉽지 않다"면서 "통신사 매장에 진열되는 순간 소비자 접점은 넓어지지만, 실제 품질은 사용기간 내 서비스 대응에서 갈릴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조금을 받아 단말기 가격이 '0원'이라도 약정·요금제 유지 조건이 부담으로 인식되면 확산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