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 사업부(반도체 위탁생산)의 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이 나옵니다. 지난해 수주를 발표했던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양산에 더해 퀄컴과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입니다. 그동안 저조했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수율이 점차 안정화되는 가운데, 올해 미국 테일러 팹(공장)의 가동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테크 수주전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줄곧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해 오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내년 흑자 전환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 파운드리 실적이 테슬라 AI 칩 공급 확대에 따른 가동률 상승을 통해 지난해 7조원 적자에서 내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도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수주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3㎚ 이하 첨단 공정 수율이 안정화된 것 외에 수익성이 높은 4~8㎚ 공정의 가동률도 최대치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의 흑자 전환 전망은 '테일러 팹' 가동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30년까지 총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해 대규모 파운드리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방침입니다. 올 상반기 시생산을 위한 엔지니어 파견 및 생산 라인 가동의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칩을 수주해 양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테일러 팹을 통해 테슬라 AI 칩을 양산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로보택시, 자율주행의 핵심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AI 칩인 AI5와 AI6을 내년 양산할 계획입니다. 특히 AI6 칩은 삼성 파운드리가 독점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퀄컴과 AMD 등의 제품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퀄컴은 삼성 파운드리의 오랜 고객사이자, 삼성전자 모바일사업(MX)부문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특수 관계'입니다. 다만 삼성 파운드리 첨단 공정의 저조한 수율로 이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2㎚ 공정이 안정화되면서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TSMC의 오랜 고객사였던 AMD도 파운드리 이원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TSMC의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3㎚ 이하 첨단 공정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TSMC에 빅테크 기업의 생산 물량이 쏠리게 됐습니다. 다만 생산 라인 가동률이 한계를 보이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고객사가 원하는 때에 칩을 제공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 파운드리를 대안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 파운드리의 테일러 팹을 활용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메이드 인 USA' 기조에 발맞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4~8㎚ 공정 가동률이 높아진 것도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4~8㎚ 공정은 첨단 공정 대비 양산 수율 등이 안정화된 성숙 공정으로 TSMC와 견줘도 성능, 공정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해당 공정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로직 다이, IBM, 닌텐도 칩 등을 제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