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 회장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은 지난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영상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라진 건 경쟁 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앞서 이 선대 회장은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최근 들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도 전략적 선택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진 사업 환경에 직면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표현을 언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경쟁력이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전제됐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바 있지만, 이달 8일 공개된 잠정 실적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회장이 기술 경쟁력 회복을 거듭 강조한 것은 현재의 반등에 머물러 있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나서 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도 임원들에게 이번 반등으로 자만하지 말고, 보다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중심 경영 ▲ 우수 인재 확보 ▲ 기업 문화 혁신 등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날 세미나에선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조직 관리 및 리더십 등을 주제로 한 강연도 이어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도 수여했다. 지난해 크리스털 패에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메시지가 새겨졌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임원의 역할과 책임 인식 및 조직 관리 역할 강화 등을 목표로 순차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전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를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재개했으며, 앞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