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에서 단말기를 구매하는 '자급제폰' 고객을 겨냥해 SK텔레콤이 내놓은 세컨드 통신 브랜드 '에어(air)'가 출시 약 100일을 맞았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이달 19일부터 월 100GB 요금제(월 4만7000원)의 '체감가격 100원'을 내세운 광고를 시작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20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3일 에어 앱 출시 이후 약 100일간 에어 앱 설치 건수는 총 11만여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1100건 수준이다. 출시 30일 시점(에어 앱 설치 6만여건·일 평균 2000여건)과 비교하면, 일 평균 설치 건수가 45%가량 줄었다. 에어는 가입 경로가 앱으로만 한정돼 있어, 설치 건수가 가입자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업계가 예상했던 '돌풍'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급제폰 고객 중심의 알뜰폰(MVNO) 시장을 흔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초반 흥행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에어 앱 출시 100일을 기념해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월 100GB 요금제(월 4만7000원)'를 첫 달 '체감가격 100원'에 쓸 수 있다고 전면에 내세우며 마케팅을 강화했다.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한 국면에서, 프로모션으로 반전을 노린 것이다.
SK텔레콤은 과거에도 유사한 전략으로 에어 앱 설치 건수를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지난해 11월 월 7GB 요금제(2만7000원)를 '체감가격 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는 광고를 내걸었고, 그 영향으로 11월 한 달간 에어 앱 설치 건수가 4만6721건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체감가격 100원' 광고가 과장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에게 첫 달 4만6900포인트를 제공해 4만7000원짜리 100GB 요금제를 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요금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는 최대 5000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4만2000원을 납부해야 하고, 남은 포인트(4만1900포인트)는 SK텔레콤 에어 쇼핑몰에서 상품 구매에만 사용할 수 있다. 1포인트는 1원으로 환산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월 5000원으로 포인트 요금 할인을 제한한 것은 가입자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포인트를 제공하면서도 요금 할인액을 제한한 배경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방어를 꼽는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포인트를 요금 할인에 대거 쓰면 ARPU가 낮아지고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품몰 결제로 유도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00일간 고객들이 적립한 포인트는 10억포인트를 돌파했다. 단순 환산하면 총 10억원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한 셈이다.
한편, 오는 3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26′을 출시하면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에어 출시 시점이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없는 연말연초 비수기였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 속도가 붙지 않은 측면도 있다"면서 "국내에 갤럭시S26이 출시되는 3월 이후 자급제폰 구매를 통한 에어 가입자 추세를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