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은 보통 차선·신호 등이 명확한 곳에 적용됩니다. 웨어러블에이아이는 '도로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는 미래를 꿈꿉니다."
웨어러블에이아이 창업자인 백두산 대표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백 대표는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where + able)을 목표로 지난 2024년 1월 '특수목적 모빌리티'(SPM) 개발 스타트업 웨어러블에이아이를 창업했다.
사업 시작 4개월 만에 hy모빌리티·에이텍모빌리티와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인천국제공항 자율주행 운송 차량 도입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웨어러블에이아이 솔루션을 탑재한 4인승 실내 자율주행 차량 10대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누비고 있다. 이 사업으로 올린 매출은 14억원 정도다. 쿼드벤처스·네이버 D2SF·포스텍홀딩스 등이 참여한 시드 투자에서 20억원을 유치했다.
웨어러블에이아이는 실내 자율주행 셔틀 '링크'(linq)를 올 상반기 출시한다는 목표다. 세계 여러 공항과 링크 도입에 대한 사업실증(PoC)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은 CES 2026에서 '스마트 커뮤니티'와 '접근성·지속성' 부문에서 각각 혁신상을 받았다.
백 대표는 "연구 수준의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쌓은 현장 경험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 설계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선보인 게 혁신상 2관왕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서울대에서 국내 최초로 내놓은 도심 자율주행 서비스 '스누버'(SNUVER)를 개발한 핵심 멤버다. 스누버 개발 후에도 약 10년간 한국·미국의 다양한 기업에서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했다. 웨어러블에이아이 창업진에는 국내 1세대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에서 핵심 기술을 담당한 이들이 함께 했다.
웨어러블에이아이의 타깃 시장은 'SPM 자율주행'이다. 백 대표는 "공항·군 기지·물류 기지처럼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자율주행 차량 기술에 특히 강점이 있다"며 "SPM 자율주행 기기는 차선·신호와 같이 도로 규칙이 불분명하고, 사람·장비·화물이 복합적으로 오가는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용화에 접어든 도심형·고속도로형 솔루션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분야"라며 "기존 솔루션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웨어러블에이아이는 도로 규칙이 없는 환경에서도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차량 스스로가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자기 지도 학습(Self-supervised Learning)을 활용해 차량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한다. 외부 요인의 변화에도 스스로 판단해 대응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차량 자체에 AI 기능을 탑재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백 대표는 "고정밀 지도와 같은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링크는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아 현장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고, 운영 지역 변경과 환경 변화에 '무중단'으로 대응할 수 있으면서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탁월한 기동성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공항 외 적용 분야도 순차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백 대표는 "육군 군수사와 함께 병력 및 화물 운송이 가능한 다목적 자율주행 'PBV'(Purpose Built Vehicle)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물류 허브·공공 시설 등으로 기술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백 대표는 자율주행 시장이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봤다. 그는 "룰 기반(Rule-based)·고정밀 지도 기술에 의존해 성장해 왔지만, 지금은 E2E와 맵리스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접목한 솔루션을 빠르게 상용화해 시장을 선점하는 곳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