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기술 관련 출원인 국적별 특허출원 동향./지식재산처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산업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소자인 강유전체 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식재산처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12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에 출원된 강유전체 소자 분야 특허를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는 395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가장 높은 비율(43.1%)을 차지했다. 연평균 증가율도 18.7%로 1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분야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255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1위(27.8%)에 올랐다. 인텔(미국·193건·21.0%), SK하이닉스(한국·123건·13.4%), TSMC(대만·93건·10.1%), 난야(대만·49건·5.3%) 순으로 특허 출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기준(2021~2023년)으로 보면 삼성전자(139건)·SK하이닉스(86건)가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강유전체 기술 주요 출원인./지식재산처

강유전체는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전기 분극을 유지해 비휘발성을 제공하는 특성이 있어 메모리 반도체에 활용할 수 있다. 분극 전환으로 빠른 전하 응답 속도를 실현하는 유전체 물질이라,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대에 주목받고 있다. 강유전체 재료 중 하나인 하프니아(HfO₂)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반도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설비 투자 없이도 생산 공정에 적용이 가능하다. 공정 과정을 변경해야 하는 다른 차세대 기술과 비교해 실제 산업 현장 적용이 유리하다.

강유전체는 또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준의 얇은 두께에서도 강유전 특성이 유지된다. 기존 소재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미세화 성능을 제공하는 소자라 고집적 AI 칩 제작에 적합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강유전체 관련 메모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3차원(D)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2024년 218억달러(약 32조1660억원)에서 2034년 1494억달러(약 220조44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1.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강유전체 메모리(FeRAM) 시장도 2021년부터 연평균 3.8%씩 성장해 2028년에는 3억8000만달러(약 5607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출원인 국적별로 살펴보면 한국에 이어 미국 28.4%(260건), 일본 18.5%(170건), 중국 4.6%(42건), 유럽연합 4.1%(38건) 순으로 기술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 출원 증가율은 우리나라에 이어 중국(14.7%), 미국(12.5%), 유럽연합(5.8%), 일본(19.8% 감소) 순으로 집계됐다.

김희태 지식재산처 반도체심사추진단장은 "강유전체 소자 분야의 기술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상용화 기술 선점을 위한 특허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 분야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 등 관련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특허 분석 결과를 산업계와 공유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