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참가로 미국·일본 시장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우려 합니다. 작년까지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게 목표입니다."
스튜디오랩 공동 창업자인 이재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COO는 삼성전자에서 만난 감성훈 대표와 함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튜디오랩을 시작했다.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두 사람은 2021년 5월 삼성전자를 나와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독특한 이력을 쌓으며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스튜디오랩의 주력 상품은 제품 사진을 올리면 약 30초 만에 상세 페이지가 만들어지는 '젠시'와 사진작가 로봇 '젠시 PB'다. 두 제품을 유기적으로 이어 만든 온라인 상품 판매 콘텐츠 제작 솔루션인 '젠시 스튜디오'를 시장에 공급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피지컬 AI 기술이 접목된 로봇이 제품 사진을 찍으면,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가 상세 정보가 담긴 '온라인 판매 페이지'를 만들어 낸다.
이 COO는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을 팔기까지 필요한 '사진 촬영'부터 '제품 소개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의 단계를 자동화한 것"이라며 "상품만 있다면 온라인에서 실제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대폭 단축해 주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랩은 창업한 지 5년이 채 안 됐지만, 올해로 세 번째 CES 혁신상에 이름을 올렸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출품작 중에서 별도의 평가를 거쳐 '세상을 바꿀 제품'에 혁신상을 수여한다. 혁신상 중에서도 특히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에는 '최고 혁신상'을 준다.
CES 2026에서는 약 4100개 기업이 참가해 신제품을 쏟아내고 신기술을 공개했다. 혁신상은 이 중 452개 제품에만 수여된다. 기업 수로 따지면 416곳에 불과하다. 최고 혁신상은 35개 분야에서 1~2개 제품에만 허락되는 영예다. 올해는 43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스튜디오랩은 CES 2026에서 '공간 컴퓨팅 분야'에서 유일하게 최고 혁신상을 받은 기업이다. CES 2024에도 AI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작년에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스튜디오랩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6.5배 상승했다. 2024년에는 이보다 4.5배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사업을 키우고 있다. 2024년 말 약 33억원 규모의 프리(Pre)-A 투자를 유치했는데, 네이버 D2SF·디캠프·서울경제진흥원 등이 참여했다. 이 COO는 "앞선 CES 참가는 사업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게 주된 목적이었는데, 올해 행사를 통해선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 마련이 목표"라며 "CES 2026을 통해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COO와 나눈 일문일답.
- 스튜디오랩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사진 촬영부터 상품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브랜드들이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시간과 복잡한 프로세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상품이 실제로 온라인 판매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고비용·저효율 시장이라고 보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 올해 최고 혁신상을 비롯해 3년 연속 수상을 이어갈 수 있던 비결이 궁금하다.
"혁신상 수상 평가 과정에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기술을 융합해 커머스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 촬영에서부터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음에도 완결성이 높은 서비스로 고품질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AI를 통해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구독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나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촬영이 단순히 제품을 찍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 점'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AI·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한 점이 '3년 연속' 혁신상 수상의 비결로 꼽고 싶다."
- CES 2026 참가로 어떤 사업적 성과를 기대하나.
"미국·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싶다. 작년 CES 참가를 발판 삼아 국내 사업을 키웠다면, 올해 행사를 통해선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고자 했다. 일정도 해외 판매 협력사 발굴이나 현지 협력사 마련에 중점을 뒀다. 일부 성과를 얻어 귀국 후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 '젠시 스튜디오'를 개발하기까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젠시 스튜디오의 주된 고객사는 패션 브랜드와 온라인 판매자다. 고객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AI가 생성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내용을 채우기 위한 작업이 쉽지 않았다. 지금은 대다수 고객이 만족할 수준으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린 상태다."
- '잘못된 정보'가 결과물로 나온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젠시'는 상품 정보를 추측해 만들지 않는다. '젠시 PB'도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상세 페이지 역시 스튜디오랩이 제작해 직접 저작권을 보유한 형태의 레이아웃만을 사용한다. 고객이 저작권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CES 2026에서 '피지컬 AI'가 주목받았다. 이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다.
"피지컬 AI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다양한 작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져 산업·일상의 다양한 영역이 달라질 수 있다."
- 후배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테크 스타트업의 창업에는 기술 구현과 고도화 과정이 필요하다. 또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검증도 거쳐야 한다. AI 시대로 불리는 지금은 이 과정에 사실상 제약이 거의 없다고 본다. 창업을 고민한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할지부터 정의하고, 곧바로 실행에 옮기라고 말하고 싶다."